일기일회一期一会
11월 세째주 책읽기 모임
‘용서는 가장 큰 수행’
달라이 라마의 ‘용서’라는 책 중에
중국의 티베트 점령이후 그곳에서 체포되어 18년 동안
모진 고초를 당했던 스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스님이 18년 동안 가장 두려웠던 것은 모진 고문보다는
중국인들에 대한 자비심을 잃을까봐, 미워할까봐,
그것이 가장 두려웠다고 말씀 하십니다.
참 용서의 의미를 일깨워 주는 일화입니다.
요즘 길상사는 떡갈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낙엽들로
만추의 정취가 가득합니다.
일요 법회에는 홍대선원 준한스님께서
어머니와 아들의 서로 다른 입장,
서로 다른 마음을 예로 들며 설법하셨습니다.
청춘을 바쳐 유학까지 뒷바라지했던
아들에 대한 기대가 큰 어머니와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고자 하는 아들의 마음…
각자 다른 기대감에 서로 배신이라는 상처를 갖게 되지만
어머니는 전생의 빚을 갚은 것이고
아들은 전생의 빚을 받은 것이었다며
서로의 원망과 집착을 끊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한생각 돌이키면 바로 그 자리가
'수처작주(隨處作主)'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은 눈을 밖으로 팔지 말라고 합니다.
단지, 자기 발 뿌리를 늘 살펴야 할 뿐입니다.
남이 잘했던 못했던 따질 필요가 없읍니다.
내 마음은 내가 다스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은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입니다.
저 훌훌 떨어지는 낙엽을 안타깝다고
내가 어쩔 수 없는 것 처럼…
깊은 가을로 가득한 길상사 뜨락을
마른 낙엽들이 이리저리 떠돕니다.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지만,
또 누군가에는 해도해도 끝이없는 일거리 입니다.
단지, 각자의 처지에서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할 뿐.
숭산스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저 할 뿐.’
‘그저 모를 뿐…’
<옳거니 그르거니 상관말고
산이든 물이든 그대로 두라.
하필이면 서쪽에만 극락세계랴.
흰구름 걷히면 청산인 것을.
是是非非都不關
山山水水任自閑
莫間西天安養國
白雲斷處有靑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