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일회一期一会
11월 첫째주 책읽기 모임
<직선으로 가지 말고 곡선으로 돌아가라>
완연한 가을입니다.
와르르와르르 마른 소리를 소내며 뒹구는 낙엽들이
11월의 정취를 더합니다.
이 때에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이 잘 어울리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쓸쓸한듯 하지만 쓸쓸하지 않은 고즈넉함.
잠시 멈춰서서 11월이 들려주는 소리를 들어 봅니다.
본래 있는 그대로의 자연은 곡선입니다.
나뭇가지, 흐르는 강물, 해와 달…
그러나 사람들이 만든 집이나 그밖의 구조물들은 거의 직선입니다.
직선은 조급하고 좀 냉혹하지만,
곡선은 인정과 운치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 ‘곡선의 묘미’에서 삶의 지혜를 터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목표를 향해 줄곧 달리지만 말고
때로는 천천히 돌아가기도 하며 또 더러는
길을 잃고 헤맬 수도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삶의 기술입니다.
목표도 없이 갈 곳을 몰라
이리저리 서걱이는 낙엽들을 바라보니
오히려 자유로운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바람에 몸을 맡겨 이리저리 목적 없이 흩어져 날리는 낙엽들이
다 털어버리고 난 후의 홀가분한 자유로움으로 보여지기도 함은
알게 모르게 스스로에게 갇혀사는 우리들
어리석음에 대한 부러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현재의 주어진 상황 아래서
자신이 좋아하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은,
굳이 어떠한 명예와 부를 가진 삶보다도 값지고 축복된 삶입니다.>
이 가을, 보다 투명하고 따뜻하며
선한 이웃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