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일회一期一会
10월 네째주 책읽기 모임
시월도 어느덧 중순을 넘어 가니
길상사 도량의 나뭇잎들이 가을을 이야기합니다.
아름다운 도량을 찾아 많은 사람들이 길상사를 방문하십니다.
마침 오늘은 2006년 12월 10일 길상사 창건법회 때
법정스님의 법문을 읽었습니다.
길상사를 받기까지의 일화와
길상사를 창건하며 발원하신 발원문까지…
『‘길상사가 맑고 향기로운 도량이 되게 하소서. 이 도량에 몸담은 스님들과 신도들,
이 도량을 의지해 드나드는 사람들까지도 한 마음 한뜻이 되어,
이 흐리고 거친 세상에서 맑고 향기로운 도량이 되게 하소서…~』
매달 3째주 일요일에 길상사에서는
외부 덕 높으신 스님들을 초청하여 법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0월에는 멀리 미국에서 영화선사님께서 오셨습니다.
영화선사 스님과 인연있으신 사찰의 신도님들이
삼삼오오 많이 참석하셨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광경은
법회가 열리는 설법전에 들어가는 신도님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누구 할 것 없이 한결같이 뒤로 돌아
가지런히 신발을 벗어놓고 뒷걸음 치며 설법전으로 들어가셨습니다.
맑고 향기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설사 교육을 받고 지침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렇게 모두가 같은 마음, 같은 태도일 수는 없다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순간, 법정스님께서 발원하셨던
’이 도량에 드나드는 사람들 모두가 한마음 되어
맑고 향기로운 도량이 되게 하소서‘ 하셨던
그 말씀이 떠 올랐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원‘이 얼마나 중요한건지,
그리고 ’원‘을 세우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눈앞에서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바라게 되는 작은 기대조차도
원을 세워야만 비로서 실천하게 되며 인내할 수 있음을
다시 자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어쩌면
도량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는 저 느티나무도
한 해의 마지막 즈음에는 이런 고운 빛깔로
도량을 드나드는 모든 이 들에게 아름다움과, 평안을 주겠다는
그런 원을 세웠던 것은 아닐까…..?
<오늘의 길상사가 있게 된 것은 알게 모르게 염려하고 보살펴 주신 많은 분들,
소임을 보아 온 스님들과 여러 신도들의 공덕임을
누구보다도 이 도량의 수호신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