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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 24-08-23

    숨 들어삼키며 하나, 둘, 셋…의식이 맑고 투명해져요 - 길상사 선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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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들어삼키며 하나, 둘, 셋…의식이 맑고 투명해져요”


길상사 ‘주지스님과 함께하는 선명상’ 인기
40명 모집인원에 두 배 이상 신청자 몰려
​​​​​​​유튜브 업로드 10일만에 1만명 조회 기록

서울 길상사 주지 덕조스님이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총5회에 걸쳐 매월 넷째주 토요일 오후7시부터 9시까지 ‘주지스님과 함께 하는 선(禪)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덕조스님이 지난 7월27일 첫 선명상 수행시간을 지도하고 있다.
서울 길상사 주지 덕조스님이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총5회에 걸쳐 매월 넷째주 토요일 오후7시부터 9시까지 ‘주지스님과 함께 하는 선(禪)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덕조스님이 지난 7월27일 첫 선명상 수행시간을 지도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무소유의 가르침을 전한 선지식 법정스님의 덕화가 배어 있는 서울 길상사에 선명상 수행의 열기가 무더위를 가라앉히고 있다. 올해 주지로 부임한 덕조스님이 직접 선명상을 지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 길상사(주지 덕조스님)는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설법전에서 총 5회에 걸쳐 매월 넷째주 토요일 오후7시부터 9시까지 ‘주지스님과 함께 하는 선(禪)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주지 덕조스님이 불자들을 위해 다양한 선명상 방법을 소개하고 실제 수행을 함께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7월에 모집인원 40명을 초과해 신청했다. 선착순 40명을 모집하는 관계로 대기자가 수십 명이나 생겨 1개반을 더 개설해 달라는 요청도 쇄도했다.  지난 7월27일 개설 첫 번째 행사는 길상사 유튜브에 업로드 한 지 일주일 만에 조회수가 1만명에 육박했다. 구독자가 3천 명인 것에 비하면 3배를 훌쩍 넘긴 수치이며 댓글도 30개(8월9일 현재)가 달렸다. 첫 번째 선명상 시간에 가진 호흡명상과 소리명상 수행현장을 요약한다.

비 오는데 오시느라 애썼다. 여기에 무엇하러 왔는가? 선(禪) 하시러? 명상(瞑想) 하시러? 선은 무엇이고 명상은 무엇인가? 마음을 고요히 산란한 마음 바라보는 게 명상이다. 명상의 종류 다양하다. 밖에서 울리는 소리 들으면 소리 명상이고, 앞에 있는 촛불을 보면 빛 명상이 된다. 오늘은 우리 자신들이 숨을 쉬며 살고 있기에 가장 기본적인 호흡명상부터 시작하려 한다. 호흡이 얼마나 중요하냐면 모든 게 한 생각에 생사가 갈려져 있듯 호흡을 보면 내 마음상태를 알 수 있다. 마음이 잔잔하면 호흡이 잔잔하고 마음이 심란하면 호흡도 거칠어진다.

선명상 수행에 동참한 대중들.
선명상 수행에 동참한 대중들.
촛불을 켠 상태에서 호흡명상을 하고 있는 동참자.
촛불을 켠 상태에서 호흡명상을 하고 있는 동참자.

호흡은 마음(작용)과 같다. 호흡을 바라봄으로 내 생각을 바라볼 수 있다. 우리는 감정을 통해서 행동으로 옮긴다. 이모션(Emotion, 감정)이 모션(Motion, 행동)이 된다. 좋은 행동으로 옮겨지면 다행인데 거칠어지게 나쁜 행동으로 옮겨지면 큰일을 일으킨다. 0.2초 만에 감정이 행동으로 옮겨진다. 호흡을 바라보고 관찰하면 행동이 멈춰진다. 의식이나 모든 것을 ‘멈춤 멈춤 멈춤’ 이렇게 한다. 멈춤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빠른 속도로 달리면 이 세상은 보이지 않고 멈춤으로 마음가짐이나 행동을 바라볼 수 있다.

오늘은 호흡명상을 해 보기로 한다. 선과 명상은 엄연히 구분된다. 선은 전통적으로 간화선, 대한불교조계종은 간화선 위주다. 선에도 염불선 등 다양하다. (공통점은)둘 다 내 마음을 바라보는 수행법이다. 어떤 방법으로 내 마음 바라보고 통제하고 관리하는가의 차이다. 잘 관리하면 평정심인데 안 그러면 내가 아닌 내가 된다. 잘못 관리하면 화, 분노, 성냄으로 내 자신이 피폐해지고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돼버린다.

짧은 시간이지만 나를 괴롭게 하는 그것이 무엇인가를 바라보고 알아차리는 시간을 갖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 모든 주제 떼어버리고 가장 편한 자세로 명상하겠다.(음악∽싱잉볼) 허리를 쭈욱 편다. 목의 턱은 안쪽으로 살그머니 당긴다. 어깨를 편다. 손은 결가부좌 해도 양쪽 무릎에 얹어도 좋다. 결가부좌 해도, 반가부좌 해도 좋다. 혀는 감아서 입천정에 갖다 댄다. 눈은 감지 말고 앞에 있는 초 빛 주위로 갖다 놓는다. 그러면서 내가 쉬고 있는 호흡을 바라본다. 그 호흡을 천천히 들어 삼키며 내 의식까지 들어 삼킨다.

좌선 수행을 지도하고 있는 길상사 주지 덕조스님.
좌선 수행을 지도하고 있는 길상사 주지 덕조스님.
소리명상을 지도하고 있는 길상사 주지 덕조스님.
소리명상을 지도하고 있는 길상사 주지 덕조스님.

호흡 따라서 내 의식도 따라간다. 호흡을 놓치지 말고 바라보라. 호흡이 들어올 때는 들숨이 콧구멍으로, 목으로, 가슴으로, 가슴에서 살짝 힘을 주면 뒤쪽으로 내려간다. 그냥 내버려 두면 흉부로 호흡을 하게 된다. 가슴으로 내려왔을 때 배쪽으로 살짝 밀면 단전 쪽으로 내려간다. 단전은 배꼽에서 세 치 아래 있다. 거기까지 살짝 호흡을 밀면 아랫배가 살짝 올라온다. 그래서 아랫배가 올라왔을 때 내뱉지 말고 살짝 멈췄다가 다시 날숨을 내쉰다. 말한대로 실행해 본다.(음악∽싱잉볼)

호흡을 쫓아 단전에서 배로, 가슴으로, 콧구멍으로 너무 빨리도 말고, 느리지도 말고 자연호흡을 한다. 만약 호흡을 어기면 열이 오른다. 자연스럽게 호흡을 하되 의식만 호흡을 쫓아간다. 억지로 하면 상기가 된다. 평소 호흡하였듯이 자연호흡을 하되 의식만 쫓아간다.(음악∽싱잉볼)

몸을 경직되게 하지 말고 릴렉스(편안하게)한다. 힘이 들어가면 다음날 몸이 피곤해진다. 들숨과 날숨을 반복한다. 호흡이 자연스럽게 들숨, 날숨 이렇게 자연스럽게 왔다 갔다 하는 호흡지간에 망상이 생긴다. ‘아! 내가 망상 피우고 있구나’하는 것을 바라본다. 망상을 피우는 순간 호흡을 놓친다. 호흡을 하면서 숫자를 한번 세어보도록 한다.

호흡이 코에서 목 위에서, 가슴으로, 배에서, 단전으로. 단전에서 다시 배에서 가슴으로 목에서 콧구멍으로 나갔을 때 숫자를 세어 ‘하나 1’이라고 세어본다. 반복해서 들숨 날숨 하면서 2, 다시 반복해서 들숨 날숨 하면서 3. 이렇게 해서 10까지 세어 본다. 10까지 호흡을 놓치지 않고 숫자 10까지만 셀 수 있으면 여러분은 굉장이 집중이 강하고 의식이 맑고 투명한 상태가 된다. 모르긴 해도 숫자 3까지 세기가 어렵다. 3까지 통과해서 10까지 세었다면 다시 9,8,7,6,5...를 반복해서 내려온다. 숫자를 오르락 내리락을 자유롭게 한다면 수식관을 아주 잘하고 있는 거다.(음악∽싱잉볼)

지금 그 상태에서 뒤로 반듯하게 눕는다. 그 상태에서 배꼽 위에 팔을 겹쳐서 단전쪽으로 포개서 올린다. 다리를 쭉 편다. 호흡을 느끼시라고 누우라 한 거다. 대부분 단전호흡 대신 가슴으로 호흡을 한다. 단전까지 호흡이 가는 것을 본인이 느껴야 한다. 지금부터 호흡을 들이킨다. 쭈욱 들이켜서 가슴에서 배에서 살짝 힘을 주라. 그러면 손이 살짝 올라가야 한다. 다시 내뱉는다.

다시 호흡을 쭈욱 들이삼켜서 배가 올라가야 한다. 단전까지 손이 올라가게 느낀다. 배에서 살짝 힘을 주면 차수한 손이 올라간다. 그 상태서 살짝 멈췄다가 내뱉는다. 다시 호흡 쭈욱 들이삼키고 살짝 멈추고 내뱉는다. 다시 호흡을 들이키고 배가 올라가게 하고 살짝 멈췄다가 내뱉는다. 이렇게 해서 호흡을 10까지 센다. 10까지 잘되면 단전이 따듯해진다. 단전에 기(氣)가 들어가면 아랫배가 따뜻해진다. 싱잉볼 칠테니 10까지 진행해 본다.(음악∽싱잉볼)

일어난다. 편안해지셨나? 눕는 수행을 와선(臥禪)이라 한다. 걸으면 행선(行禪)이요, 앉으면 좌선(坐禪)이다. 몸이 편안해야 수행이 잘 된다. 참선할 때 몸이 고통스러우면 화두가 안 들린다. 참선할 때 몸을 조복받아야 편안해지고 집중이 잘 된다. 참느라 화두가 들리지 않는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다. 몸이 아프면 숫자 세기가 힘든다. 10까지 세신 분 있는가?(질문에 몇 명이 손을 듬) 수행을 잘하신 분이다. 하나 둘 셋까지 세기 힘든다. 그 사이에 망상이 들어온다. 온전하게 10을 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의식이 분산되어 집중이 덜 돼 있다는 증거다.

호흡을 잘 관찰해 보아야 한다. 호흡이 거칠면 마음의 요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음이 평안해지면 고요해진다. 물이 맑으면 잔잔해 속까지 다 보이고 삼라만상이 다 비추어져 신통해진다. 신통력이 생긴다. 신통력이 없는 것은 내 마음에 번뇌망상이 꽉 차 있기 때문이다.

(앉아서) 명상을 하는 이유는 마음이 평안하고 고요해지기 위해서다. 여기 소리명상 도구(선인장 줄기로 만든 소리통에 열매를 넣어 만든 것)를 하나 가져왔다. (대중들 눈을 감고 파도소리를 듣는다) 소리명상의 대표적인 것이 싱잉볼인데 네팔, 티베트쪽에서 많이 쓴다.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소리다.

생명이 사그라질 때 (육체의 안이비설신의 6식 중) 귀(耳)가 마지막에 닫힌다고 한다. 소리도 자연의 소리를 통해 마음의 고요를 찾는다. 빗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통해 마음의 고요를 찾을 수 있다. 명상음악이 잔잔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락음악을 틀면 들뜬다. 어떤 소리를 듣느냐에 따라 내 마음도 달라진다. 소리명상은 내 마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다.

호흡명상과 소리명상을 하고 있는 참여자들.
호흡명상과 소리명상을 하고 있는 참여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