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후원하기 나의후원

부산

    • 17-07-28

    [부산일보] "지역감정,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본문

"지역감정,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입력 : 2017-07-16 [23:00:38]  수정 : 2017-07-17 [10:20:54]  게재 : 2017-07-17 (10면)


 


       


▲ 지난 14일 부산 사상구 신라대학교 마린바이오산업화지원센터에서 열린 제12회 영호남 청소년 어울림


한마당 출범식에서 여수에서 온 학생들이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첫 만남의 어색했던 순간은 잠시, 여고생들의 앳된 얼굴엔 이내 웃음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영호남 지역의 학생들이 한데 어우러진 한마당에서 지역감정이나 지역갈등과 같은 단어를 떠올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맑고 향기롭게 부산모임은 지난 14일 부산 사상구 신라대학교 백양생활관에서 '제12회 영호남 청소년 어울림 한마당'을 개최했다.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 신라대학교가 특별후원으로 참여했다.


영호남 청소년 어울림 축제  

부산진여고·여수중앙여고  

사투리 게임·동물원 견학 등  

학생 240명 화합의 장 마련 


이날 행사에는 영남의 부산진여고 학생 120명과 호남의 여수중앙여고 학생 120명 등 모두 240명의 영호남 학생이 참여해 한데 어울렸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팀 단합게임 등 교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잠시 쑥스러움을 타던 여고생들은 프로그램이 차례로 진행되자 이내 서로의 학교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단짝친구처럼 웃고 떠들었다. 


부산진여고 1학년 한이윤(17) 양은 "평소엔 거의 들을 수 없었던 서로의 사투리를 듣고 많이 웃었다. 사투리를 알려주며 친해졌다"며 "지역감정이나 지역갈등과 같은 말을 들어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는 아예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여수중앙여고 1학년 신다현(17) 양은 "선거 때 투표결과를 보고 정치색에는 차이가 있다는 걸 알았다"며 "우리들은 아직 지역갈등을 느껴본 적 없지만, 이런 교류가 잦아진다면 인식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8시부터는 신라대 강당에서 장기자랑과 다채로운 게임이 진행됐다. 이튿날인 지난 15일에는 부산의 명소인 삼정더파크 동물원을 견학하는 시간도 가졌다.


영호남 청소년 어울림 한마당은 청소년들의 교류를 증진하고 지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맑고 향기롭게 부산모임의 박수관 회장이 11년 전 기획한 행사다. 박 회장은 지난 11년간 공익적 차원에서 자비를 들여 행사를 개최해 왔다. 그동안 2700여 명의 학생들이 이 행사에 참여했으며, 많은 학생들이 이후에도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교류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짧은 시간이지만 청소년들이 마음을 열고 서로를 대한다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만들어진 추억이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감정과 지역갈등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기사바로가기 >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70716000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