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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06-12-30

    2006년 12월-<한미 FTA폭주를 멈춰라>

본문

저희 부산모임에서는 2006년의 마지막 독서모임을 12월 22일, 사무국에서 가졌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유재경 회원님, 김순덕 회원님과 사무국 가족들이 함께 자리했습니다.

<한미 FTA폭주를 멈춰라>를 읽은 소감들을 나누었고, 1년간 읽었던 책 중 기억에 남는 책으로 ‘할아버지의 기도’, ‘걷기 예찬’, ‘인생수업’을 되새겨 보기도 했습니다.

2007년에는 양적으로 조금 더 활성화되는 독서모임을 기대해보며 한 해 동안 독서모임에 꾸준히 참여해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김순덕 회원님


이 책을 읽는 내내 어떤 무력감이 나를 덮쳐 오는 것 같았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도 대화가 단절되고 일방통행식 정치권의 형태가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고통이란 이름으로 던져지는 이 시대가 참 안타깝고 한심스럽다.

이 책을 구입하기 위해 한 대형서점에 들렀는데 서점 귀퉁이 한 구석 정치코너에서 직원의 손을 빌어 책이 내게 건네질 때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미FTA가 우리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던져진 느낌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주어진 자기 삶의 몫을 살아가기도 버거운 대부분의 국민들이 생소한 한미FTA를 당연히 정부에서 잘 이행할 일이라고 터부시하지 않겠는가.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 길거리에서 한미FTA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을 그냥 스쳐지나갔듯이 말이다. 그러면서 책을 읽는 동안 국록을 먹고 사는 고위공직자들과 이 땅의 소위 지식인들이라고 하는 자들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애꿎은 원망을 해 본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피켓을 들고 우리도 길거리로 나가면 문제가 해결이 되는가. 그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똑똑해져야 한다는 저자의 견해가 멀게만 느껴진다. 딱히 똑부러진 해결책 없이 문제점만 제시하는 것 같은 느낌도 지울 수 없다. 물론 그 이유는 모르는 것 아니지만…….


강희정 간사


하루하루 일상에 쫓기며 생활하는 사이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고 살았다. 가끔 뉴스를 통해 ‘한-미 FTA’라는 말을 들었지만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진 ‘한-미 FTA’가 뭔지 이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 전혀 몰랐었고, 사실은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 가면서 가슴이 참 답답했다.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물음이 생겼지만 거기서 멈춰 버렸다. 이렇게 준비가 덜된 그리고 이렇게까지 황당하고 대책없는 ‘한-미 FTA’를 하는 숨은 뜻이 있었으면 좋겠다. 숨은 뜻이 있다고 간절히 믿고 싶다.

아주 가늘지만 이 한 가지 희망마저도 없다면 정말 이민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우리나라 정부는 미국시장에 대해서나 우리나라 시장에 대해서 아는 게 없지만 그 중 아는 것이 있다고 지적한 부분이 있었다.

국민들은 농민편 안 들어준다는 것과 국민들은 식품안전에 관심이 없다는 것, 그리고 국민들의 대부분은 이민 갈 용기가 없다는 부분을 읽으며 깊이 공감하고 반성하게 되었다.

농민들이 목숨 걸고 시위하는 장면들에 관심이 없었고 무심히 지나쳤었다.

식품안전도 마찬가지로 이슈가 되는 일이 있을 때만 잠깐 시끄럽지 그리고는 곧 잠잠해진다. 또 계속해서 유사한 사건들이 일어난다.

나라가 어려울 때면 끼고 있던 금반지까지 모두 꺼내놓는 일반국민들이 쉽게 이민을 결정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감정적으로 현재가 너무 답답하고 울화통이 터지기에 확 이민이나 가버릴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민갈 생각을 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이 책을 읽고 나서의 답답한 마음에 가족들, 주위 친구들에게 이 책을 권하게 된다. 우리 국민들이 최소한 ‘한-미 FTA’가 무엇인지 ‘한-미 FTA’ 이후 어떤 일을 당하게 될지 알게 되었으면 한다.

평범하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대다수의 우리 일반국민들이 불쌍한 양떼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윤정 과장


이 책을 읽기 전까지 한미 FTA는 강대국 미국의 압력에 의해서 진행되는 불공정 협정이라 생각했었다. 나의 막연한 반미감정이 당연히 그렇게 여기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먼저 나서서 시작하는 이 협정에 있어 제대로 된 준비나 대책이 없는 급박한 진행의 깊은(?) 뜻이 무엇인지 정치,경제에 문외한인 나로서도 염려스럽기 그지없다.

책을 읽어가는 가운데 저자의 신랄하고 날카로운, 한 편으로는 격앙된 어조들을 자주 만나게 되어 가끔 멈칫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이 책을 덮으면서 절로 한숨이 몰아쉬어졌다. 순간의 무력함이 엄습해왔다.

우리들의 미래를 소수의 지식인, 정치인들에게 의지하고 맡겨놓아서 될 일은 아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우리 서민들이, 일반시민들이 곧은 눈 뜬 지혜자가 되어야 할 일이다.

내 삶을 움틔운 터전과 내 삶을 일구어가는 이 나라의 운명길을 눈앞의 이익과 파워게임에 정신이 팔린 그들이 정하도록 무턱대로 내버려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생각이 현실적으로 구체화되기엔 우리가, 내가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무엇을 해야할 지도 몰라 마냥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마냥 그렇기만 하다면 법정스님께서 우리들에게 이 책을 권하신 이유도 없을테고, 독서모임을 강조하신 이유도 없을 것이다.

너와 나 우리 하나하나가 제대로 알고 바른 소리를 내고, 작더라도 바른 실천을 하는 것만이 멀고 아득하고 무력하게 느껴지는 오늘날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개개인이 할 수 있는, 해야할 노릇이라고 생각한다.

연간 6천만원 이하의 소득자는 이민을 준비해야 할 정도로 불과 몇 년 후의 앞날이 힘들어져도 우리 국민들은 멕시코 국민들처럼 죽음을 각오하고 국경을 넘어설 수도 없고, 이민을 준비하지도 못함을 정부는, 저자는,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이 책을 우리들 앞에 내어놓은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나 하나 꽃피어 온 산이 물들겠냐'고 물어볼 것이 아니라 ‘나 하나 온전히 꽃피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