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후원하기 나의후원

부산

    • 08-05-01

    2008년 4월-<행복의 발견>

본문

4월 독서모임-<행복의 발견>

이 달에는 히로 사치야의 <반야심경에서 찾는 행복의 발견>과 말로 모건의 <무탄트 메시지>를 함께 읽고 만났습니다.


유재경 회원님


법회 때 어느 스님께서 팔만대장경을 가장 압축해 놓은 경전이 반야심경이고 반야심경을 한글자로 압축해 놓은 것이 마음 심(心)이라고 하셨다.


절에 다닌 기간만 길지 반야심경을 심도있게 공부해 보지 못했기에 지금 불교TV에서 하고 있는 법륜스님의 반야심경 강의를 열심히 들으려고 하던 차여서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컸다.


반야심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입장에서 무릎을 치기도 하고 재미있고 이해도가 높은 부분도 많았지만 항상 불교를 믿으면서 나의 의문점인 대승불교 소승불교의 구분이 계속 되어짐에 나의 공부의 부족함 등 여러 가지로 마음이 불편했지만 중간쯤부터 중도가 강조되어짐에 마음이 편해졌다.


어쨌든 저자는 반야심을 통해 차안의 지혜가 아닌 피안의 지혜를 깨달으라고 한다. 어찌 반야심경 뿐이겠는가! 어떤 부처님의 말씀이든 스님의 말씀이든 바라고 또 바라는 바이다. 제목 그대로 진정한 행복의 발견이다.


제4강 인식파에 관한 부분은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는 것을 잘 설명한 내용이고 제6강 공덕의 의미는 순간순간 손익을 따지는 현대인들의 속마음을 잘 읽은 것 같다. 위 두가지 내용만이라도 잘 새겨둔다면 나 자신 무척 행복해질 것 같다.



김순덕 회원님


나에게 있어 반야심경은 아무것도 모르는 내게 불교에 대해서, 부처님에 대해서 그리고 진리에 대해서 눈뜨게 해준 경전이었다.


단지 비워 앎에 만족했는지 그 깊은 뜻을 알기까지 많은 시간을 보낸 후에 반야심경 강의를 듣는 시간은 나에게 세상이 달라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또 많은 세월을 보내고 이렇게 이 책을 대면하고 보니 그 때의 그 열의는 어디로 가고 오만함이 잠시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읽어나가면서 나의 오만함은 꼬리를 감추고 차츰 히로 사치야식 반야심경에 매료되어 갔다.


반야심경의 불구부정(不垢不淨)은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실생활에서는 늘 집착이 가는 부분이어서 제 35강 '료칸스님의 솥' 대목은 그러한 나를 채찍질하였고 82강 '아슈라의 정의'편에서는 불의를 보고 행했던 그 동안의 나의 어쭙잖은 모습을 비웃는 것만 같아 많이 부끄러웠고 가슴 한편으로 뜨끔하였다.


이 모든 것들이 반야심경의 근본 핵심인 空의 도리를 인식하지 못하고 또 행하지 못한 결과임을 여실히 깨닫게 해주었다.


불가에서는 우리가 지혜롭게 살지 못하는 이유가 무명에 있다 했지만 나는 '나'라고 하는 아상이 뿌리깊게 박혀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다.


요즘 나는 이 '아상'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는데 그 뿌리가 얼마나 단단한지 내 스스로도 놀랄 때가 참 많았다. 그러나 참 재미있기도 하다. 그런 내 꼴을 본다는 것, 한없이 망가지는 나를 말이다.


아무튼 경전을 통하여 나를 반추해 보는 것. 이 세상 그 어떤 공부보다도 우선되어야 한다고 절실히 여겨지는 요즘이다.


아! 또 공(空)을 잊고 있네.



강희정 간사


처음엔 막연하게 이 책이 어려울 것 같고 또 내가 싫어하는 일본의 작가이고 해서 거부감이 들었다. 그러나 막상 책을 읽어 가면서는 이해하기 쉽게 설명이 잘 되어 있어 참 편하게 읽었다. 반야심경의 내용이 결코 편하게 한 번 읽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쉽게 읽어지고 예를 들어 설명된 내용들이 쉽게 받아들여져 참 좋았다. 그리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충고들이 많아 읽으면서 그래, 그래 하며 고개 끄덕여 지는 부분들도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 읽고는 두고두고 다시 찾아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막상 독서모임을 마치고 나서는 또 예전과 같이 다시는 책장을 열어보지 않았다.


그 중에서 지금도 기억에 남은 몇 가지는 인식파에 관한 내용과, 우리는 상대방이 변하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해서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내가 변해야 하는데 내 마음을 바꾸면 대상세계가 변한다는 것이었다.



김윤정 과장


커다란 법당을 가득 채우며 울려 퍼지는 대중들의 반야심경 독경을 처음 들었을 때의 아우라를 잊지 못한다. 외국어 같기도 하고 무슨 암호 같기도 하던 의미도 알지 못하는 반야심경을 귀기울여 들으니 온몸에 전율이 돋았고 눈물이 났다. 왜 그랬는지 아직도 잘 모를 일이다.


어쨌든 그날 이후로 반야심경은 내게 기독교의 주기도문과 같은 의미로 다가왔기에 <금강경>, <법화경>과 같은 하나의 불교경전이라는 인식이 흐렸다. 아니 없었다. 그래서 책의 첫줄 '반야심경은 오늘날 불자들이 가장 많이 읽는 경전입니다'에서부터 멈칫-했다. 그러고 보니 반야심경이 불경 중 가장 짧은 경전이라는 것을 이미 들은 바 있다. 이렇게 동강나 있거나 단편적으로 겉돌던 앎이 연결되어지거나, 채 소화되지 못하던 것들이 꺼억~이거나 아하~하고 잘 소화되거나, 잊었던 것들을 다시 상기하게 되거나, 평소 개인적 생각들과 일치하는 구절을 만나게 되는 순간의 희열이란!


앞달 모임에서 이 책을 소개하면서 "쉽게 읽어지는 책이지만 쉽게 읽어서는 안 될 책인 것 같습니다"라고 했던 말을 나 자신을 향해 한 달 내내 주문처럼 외웠다.


그리고 '인식파'의 개념을 한 달 내내 화두처럼 들었다. 그것이 심신이 지쳐가던 4월 한 달을 마이너스가 아닌 최소한 제로의 상태로 나를 이끌어 올려주었다. 좀 더 오래 음미하고 기억하고 궁극에는 생활습관으로 젖어 플러스와 긍정의 에너지로 출렁이는 내 자신이 되기를 기도해 본다.


방송용 대본을 교정한 책이어서 그런지 내용의 중복이나 반복이 좀 많은 편이지만 이런 유형-용어를 정리해주거나 기본 교리 등을 상세히 설명해주는-을 비롯한 다양한 불교 관련 서적들이 더욱 더 많이 쓰여지고 번역되고 인쇄되고 또 읽혀져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에는 불자는 없고 불교학자들만 넘쳐난다는 쓴소리, 바른소리가 옳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불교'를 수식하는 용어로 '어려운', '치마', '할매'가 떨어지지 못하고 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