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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08-09-08

    7월 <바람의 땅, 티베트>, 8월 <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를 읽고

본문

강희정 씀 ...


바람의 땅 티베트, 당번고도를 따라서


티벳에 대해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사실은 사진을 보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책장을 넘기며 사진을 볼 때 그 순간은 티벳을 참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기도 했지만 아직까진 내가 티벳을 갈 만큼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아 잠시 접어 두기로 했다. 역사적인 사실들과 함께 이야기가 전개되어 재미있게 책장이 넘어갔다. 사진들에 더 감동하기는 했지만... 마지막으로 티벳이 처한 상황들이 참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이렇게 시간이 좀 더 지나면 티벳은 진정 티벳다운 모습으로 남아있을 수 있을까... 지금의 달라이라마가 입적하고 나면 다음의 달라이라마가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안타까움들...


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


작가가 서문에서 15년 전에 현실 상황에서 썼던 글들이지만 지금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했던 말이 책장을 다 덥고 난 다음 참 많이 와 닿았다. 세월이 참 많이 지났지만 예전의 문제들이 해결되기는커녕 더 심화되고 있는 상황들에 화가 나기도 했고, 나의 존재 자체가 그 문제들을 악화시키는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아찔하기까지 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거 같은데 우리가 우리 후손들에게 빌려온 자연을 이렇게 내 것처럼 마음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욕심을 줄이고 만족하며, 화내지 말고 웃으며, 나 혼자만 생각 말고 더불어 생각하고 산다면, 나누어 주며, 양보하며, 남을 칭찬하며, 우리 것을 아끼고 사랑하고, 꽃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가꾸며, 덜 쓰고 덜 버리고 산다면” 어떨까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기 9가지 실천 덕목)


유재경 씀 ...


바람의 땅 티베트, 당번고도를 따라서


불교인이라면 어느 정도 친숙한 티벳! 나 자신 티벳의 정신적 지도자이신 달라이 라마 때문에 처음 티벳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오래 전에 달라이라마의 자서전도 보았고, '쿤툰', '티베트에서의 7년'이라는 영화도 보았다. 아마 티벳이 불교국가이기 때문에 간간히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더불어 김규현님의 '혜초따라 오만리'라는 기행문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터라 아름다운 사진이 많이 들어있는 '바람의 땅 티베트'를 더 친숙하게 읽을 수 있었다. 설역고원을 가슴 속에 품고 사는 마니아들이 수미산의 부름소리에 달려간다는 티벳으로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때로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떠나는 저자가 부럽다.


해발 수 천 미터의 티벳의 자연적인 환경도 신비하지만 그 옛날 건축장비가 부실했던 시절에 어떻게 그렇게 화려하고 웅장한 절과 궁전을 지을 수 있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과 꿈이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아닐까! 종교적인 건축물일때는 더하리라!


전반부의 티벳의 역사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다소 의아하고 지루한 감도 있었고 티벳의 인명과 지명의 까다로움으로 읽는데 속도가 떨어지기도 했지만 티벳의 인명, 지명이 매우 특이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옛것을 잘 보존해 놓은 것을 우리는 무척 신비해 한다. 현대문명의 혜택이 덜 간 곳에 전통이 잘 보존돼 있는데 티베트가 그 중 으뜸일 것이다. 요즘 그 전통이 많이 사라지고 현대문명에 물들어 간다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 또한 우리의 욕심일까!


그러지 않아도 중국의 침략으로 많은 절이 파괴되었으며 스님들이 희생되고 티벳의 전통풍습이 말살되었다고 하는데 티벳인들의 순박함, 순수한 신앙심들이 오염될까 걱정스럽다. 반면 외적으로는 중국의 침략으로 인도로 망명한 달라이라마가 전 세계로 펼치는 티베트 불교! 지금 세계 곳곳에서 호응도가 좋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서구 물질문명에 지쳐 새로운 사상에 대한 욕구때문일 것이다.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티벳의 불행이 서구에 대한 불교의 포교로 이어진 점이 아이러니일 수도 있지만 달라이 라마의 비폭력 사상과 티벳불교를 알리고자 하는 원력때문일 것이다.


진리는 억압당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전 세계를 다니면서 평화를 알리고 불교를 알리는 달라이라마께 감사함을 가진다. 아울러 티벳의 평화와 달라이 라마께서 우리나라에도 꼭 방문하시길 빌어본다.


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는 행복을 추구한다. 김종철 선생은 모든 생명이 진정으로 행복하기 위하여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를 얘기하고 있다. 녹색평론이라는 격월간 잡지의 서문을 모은 책으로 어렵고 무거운 내용같지만 나만의 행복이 아닌 전체가 행복한 삶이 되기 위하여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저자는 구체적인 근거와 깊은 통찰력으로 설명해준다.


공동체의 삶, 불살생, 미국식 생활방식의 폐단, 미국의 횡포, 농업의 중요성, 세계화라는 망상 등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사고가 팽배한 요즘 그는 외로운 철학을 펼치고 있다.


어찌보면 참 인기없는 책일 것이다. 만물이 나의 형제, 우주생명과 내 생명이 다른 것이 아니다. 사회주의의 인간중심의 평등이라는 내용은 불교의 진리와 동일하지 않은가! 저자는 상생에 대해 매우 높은 식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슈마허, 간디, 장일순 선생, 서정록 선생 등 그동안 독서모임에서 접했던 큰 인류애를 가진 분들이 많이 언급되었기에 딱딱한 내용이지만 힘들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국민의 눈을 가진 언론 때문에 수돗물 불소화, 교육의 폐단, 농업의 말살 등 우리들이 알지 못하는 많은 사실들을 외롭게 고발하고 있다.


91년 창간 때부터 환경재난을 걱정하였고, 미국식 생활방식이 생태계 파괴의 근원이라는 것을 여러 단락에서 강조한다. 법정스님께서 강력하게 추천하신 이유를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녹색평론이라는 인기없는 잡지를 계속 낼 수 있었던 것은 소수의 지지자와 저자의 신념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상황의 어려움 때문에 원칙에 어긋나는 타협은 시도할 수 없다고 한다. 물신주의, 이기주의의 만연으로 인간성이 무너지는 요즘 이런 잡지 하나쯤은 있어도 좋지 않을까!


요즘 입만 열면 상생을 외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누구보다 그들이 먼저 읽고 진정한 상생, 공동체의 행복을 배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