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이어 두 번째 푸른 모임을 가졌습니다. 푸른 모임은 20~30대 맑고 향기롭게 회원들이 문화공연을 관람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열악한 환경에서 예술혼을 키워가는 연극영화 예술인들을 돕기 위해 마련된 모임입니다. 이를 통해 향후에는 다양한 형태의 봉사활동에도 참여하려고 합니다.
지난달 모임은 대학로에서 서울연극제 출품작인 ‘6.29가 보낸 예고부고장’을 감상하였습니다. 5월에는 24일 일요일 오후 3시, 종로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피카디리에서 독립영화페스티벌 인디포럼 상영작 ‘철원기행’을 관람했습니다. 인디포럼은 상업주의 영화에 물들지 않은 독립영화인들의 축제로 비경쟁영화제이며 우리나라 독립영화제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역사가 오래되었습니다. 이번에 초대된 작품들은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돌아온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철원기행은 고등학교 선생님인 아버지가 정년퇴임식 후 가족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아내에게 이혼을 선언을 하면서 일어나는 2박3일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었습니다. 보통은 아내가 남편에게 이혼 통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반대더군요. 시종일관 큰 사건사고 없이 영화가 물 흐르듯 흘러갔습니다. 이혼선언의 경우만 하더라도 구체적인 이혼 사유가 드러나지 않았고 가족 간의 갈등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보통의 상업영화가 기승전결의 명확한 흐름을 보이는 것과 명확한 차이가 있더군요. 그래서 좀 지루하기도 했습니다.
영화상영이 끝나고 감독과의 대화시간에 감독은 우리가 보통 경험하는 인생과 가족 간의 관계라는 것이 영화에서처럼 큰 일 없이 하루하루가 비슷한 것 아니겠냐며 일부러 흥미로운 요소를 삽입해 영화를 만들기 보다는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담담하게 그렸다고 하더군요.
배우들은 런닝타임 1시간40분짜리 영화를 위해 두 달 동안 13회차를 찍었다며 밤낮을 가리는 않는 강행군에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하였습니다. 감독은 그저 멋쩍게 웃기만 하더군요. 회갑이 넘어 보이는 중년배우는 감독에게 다시는 나에게 작품제의를 하지 말라는 진담 반 농담 반인 소감을 전하더군요.
영화를 보고 나서는 식사를 하면서 수다도 떨고 앞으로의 모임 계획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모임에 처음 나온 현호씨와 고운씨는 모임에 대해 궁금한 게 많은지 여러 차례를 질문을 하더군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청계천변에 세워진 다양한 형태의 연등들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밤을 비추는 영롱한 연등 불빛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지난달에는 서로를 알아가느라 사진 찍을 생각을 못했는데, 이번에는 주위 풍경이 사진을 찍게 만들었고, 추억을 만들기 위해 수시로 각자 또는 다 같이 카메라 버튼을 누르곤 했습니다. 장미씨와 재연씨는 사진 찍는 것을 어색해해서 카메라를 피해 도망 다니더군요.
든든한 정권씨는 모임 장소인 영화관에 제일 먼저 도착해서 다른 멤버들을 기다려주었고
모임 내내 다른 멤버들을 챙겨주었습니다.
6월 푸른 모임 일정은 27일 오후 3시에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려고 합니다.
구체적인 작품과 시간을 일주일 전에 공지를 올릴 예정입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바랍니다.
*한 달 뒤 정모를 하기 전에 벙개모임이 있습니다.
5월31일 일요일 오후 7시30분에 5호선 광나루역 광진교에서 열리는 일요예술극장(서울시지원)에서 성악콘서트를 관람하려고 합니다. 비용 부담 없으니 자유로운 참여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