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너는 내 운명
대학 재학 중 마트 아르바이트를 하던 평범한 여대생 서영란씨와
마트 생선판매 코너에서 일하던 정창원씨는 그렇게 만났습니다.
운명처럼...
9살이란 나이차이도, 학벌도, 부모님의 반대도
그 무엇도 창원씨에 대한 영란씨의 사랑을 막을 순 없었습니다.
무작정 좋았다는 영란씨.
고아였던 창원씨에게 영란씨는 과분한 사람이었지만,
그녀의 해맑은 미소와 따뜻한 마음에
염치를 접어두고 받아들이게 됐다고 합니다.
어렵게 시작 된 사랑인 만큼
누구보다 값진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영란씨와 창원씨.
그런 둘의 사랑이 너무나 예뻐 신의 질투를 받은 걸까요.
불행은 소리도 없이 둘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와 있었습니다.
영란씨가 간암 말기, 시한부 3개월 선고를 받게 된 것입니다.
욕심을 부린 적도 넘치는 꿈을 꾼 적도 없는 그녀였습니다.
그녀가 욕심을 부렸다면, 사랑 그 하나였는데 대가는 너무도 가혹했습니다.
창원씨는 과분한 사랑을 허락한 자신 때문에 그녀가 아프게 된 건 아닐까
그녀를 살리기 위해 직장도 관두고 지리산으로 갑니다.
그리고 극진한 간호를 시작합니다.
아니 시작부터 꿈꿨던 둘 만의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그렇게 하루가 이틀이 되고, 시간은 점점 둘의 편이 되는 듯 했습니다.
현대의학이 살릴 수 없다던 영란씨가 3개월 시한부 판정에도 불구하고,
2년을 더 살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창원씨는 직감합니다.
영란씨가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걸..
창원씨는 허망하게 영란씨를 보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세상을 떠나기 전 그녀에게 전해 줄 마지막 선물을..
그녀가 조건 없이 그를 사랑해준 것처럼
그녀의 죽음은 그에게 헤어짐의 조건이 될 수 없었습니다.
그가 준비한 마지막 선물은 바로 '결혼식'이었습니다.
이미 혼인신고를 하여 둘은 법적으로 부부였지만,
아픈 그녀와의 결혼식은 올리지 못하고
병마와의 싸움에만 매진해 왔습니다.
그래서 그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둘의 사랑을 만인에게 알리고
그녀에게도 가장 행복한 기억을 남겨주고 싶었습니다.
영란씨는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 때문에 울고,
창원씨의 애틋한 사랑에 울며 결혼식을 준비합니다.
눈물은 나지만, 그 누구보다 행복한 그녀였습니다.
그러나 이 생이 허락한 시간이 결혼식까진 아니었나 봅니다.
영란씨는 결혼식을 며칠 앞두고 하늘 나라로 가고 맙니다.
그 후 괴로움에 견딜 수 없던 창원씨는 지방 곳곳을 다니며 일에 매진했고,
지금도 그녀와의 사랑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고 합니다.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
그 위대한 사랑 앞에 죽음은 너무도 작고 하찮을 뿐이었습니다.
"당신으로 인해 내 생애가 꽃이 피고 아름다울 수 있었어요 고마워요
처음 만난 그날부터 지금까지, 사랑해요 아주 뜨거운 가슴으로..."
- 영란의 마지막 편지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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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다큐 '사랑 너는 내 운명' 편에 방송됐던 내용으로
이승환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노래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
서영란씨와 정창원씨의 사랑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사랑 곁에 주렁주렁 조건을 달아놓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잣대로 사랑의 조건을 평가합니다.
무엇이 남을까요?
남는다 한들 남은 것 중 하나라도
진정한 사랑보다 값진 게 있을까요?
출처 : 따뜻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