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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 13-11-12

    11월의 결연 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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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기부문화 캠페인


아름다운 마무리


11월의 결연 대상자 - 이봉순 어르신


맑고 향기롭게에서 밑반찬을 지원받으시는 대상자의 실태 파악을 위해 현장 조사를 나가보면 많은 어르신들이 ‘아무 낙이 없다,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공통적으로 하십니다.


이러저러한 노환으로 한 주먹씩의 약을 복용하시는 분들도 흔하게 만나 뵐 수 있습니다.


특히 정부로부터 아무런 소득 지원이 없는 차상위계층이나 부양가족이 있는 어르신들의 현실은 보다 안타깝기만 합니다.


또 현재 420여 명에 이르는 밑반찬 지원 대상자 중에서 불교신도를 만나 뵐 수 기회도 흔하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독교나 천주교에서 마음의 위안을 받으시고 불교신도는 대략 10% 정도에 불과합니다.


몇 달에 한 번씩 문득문득 저희 맑고 향기롭게 사무실로 전화를 주시는 어르신이 한 분 계셨습니다.


수화기를 들어보면 다짜고짜 ‘스님, 감사합니다’로 인사를 시작하시는 어르신입니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사시는 이봉순(82세) 할머니는 그렇게 밑반찬 지원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해주곤 하셨습니다.


밑반찬 지원 대상자 중 만나기 쉽지 않은 그 불교신자이기도 하셨습니다.


스님께 안부를 전해 달라는 인사로 전화 통화를 마무리하셨습니다.


이봉순 할머니는 몸은 늙고 돈이 없어서 불평하거나 주눅 들어 살기보다는 늘 범사에 감사하는 자세로 생활하는 진정한 어르신이셨습니다.


어린 시절 기억 속에 일제 강점기가 남아 있는 이봉순 할머니는 한 시대를 온몸으로 겪어내고 이제는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으로 살아가십니다.


많은 밑반찬 지원 대상자, 기초생활수급자들이 부러워하는 임대아파트 입주자이신 것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생활이 녹록하지 않습니다.


매달 20여만 원씩 전세 보증금을 갚아가야 하기 때문에 폐지를 수집하지 않으면 사실상 생계가 어렵습니다.


40대 후반의 아드님과 함께 살고 계시는데, 아드님은 IMF 때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나고 이어 당뇨와 고혈압이 발병하면서 이빨이 모두 빠지는 고초를 겪어야 했습니다.


아내와도 이혼하고 지금은 조건부 수급자로서 생계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조건부 수급자의 조건은 바로 근로입니다.


근로라는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정부로부터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일을 하지 못해서 생계급여가 일시 지급되지 못했는데, 사정을 잘 아는 동주민센터 직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으고 구청의 지원을 보태어 할머니에게 20만원을 전달해준 적도 있었습니다.


간간히 인근 성북노인복지관에서 무료급식을 이용하시는 할머니는 복지관에서 다른 프로그램도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지만 할머니는 그 시간에 차라리 일을 하십니다.


작은 체구에 등이 굽은 이봉순 할머니는 혼자 손수레에 가득 폐지를 운반하고 계십니다.


찬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 되었기에 겨울 난방비도 대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상남도 거창에서 상경해서 평생 시장에서 나물 장사를 하셨던 이봉순 어르신은 37세 때 남편과 사별하였습니다.


이후 아들 하나, 딸 하나의 남매를 혼자 키워왔습니다.


지난 10여년 아들의 부양을 받기보다는 몸이 아픈 아들을 간호해야 했던 이봉순 어르신의 희망은 여전히 아들의 건강을 바라는 것뿐입니다.


한참 힘겨웠던 시기, 2002년부터 3년 동안 염광여고에 재학하던 손녀 딸에게 길상화 장학금을 지급했던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와의 인연이 더욱 소중했고, 그 인연은 지금 매주 한 번씩 맑고 향기롭게 전화말벗 자원봉사자와 통화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봉순 할머니는 지난 초파일에도 길상사에 찾아오신 적이 있습니다.


연등은 달지 못했지만 작은 보시금을 불전함에 넣으면서 기도하셨습니다.


법정 스님,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 회원님들, 길상사 신도님들에게 묵언으로 마음껏 감사할 수 있었습니다.


? 성금 계좌 : 신한은행 100-013-787953 (사)맑고 향기롭게


? 거리캠페인 일정 : 11월 9일(토)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현관(3층) 입구


2014년 아름다운 마무리 마지막 캠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