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기부문화 캠페인
아름다운 마무리
10월의 결연 대상자 - 이선애 어르신
“빨리 죽어야 하는데…… 자살이라도 하고 싶다.
물에 빠져 죽으려니 내 시신 건지는 사람들 고생시킬 것 같아 못 하겠다.
남들과는 싸운 적 없지만 자식과는 자주 싸우는데, 남들은 빨리 죽는데 엄마는 명이 길어 빨리 안 죽는다고 한다.
그럴 때 나는 안 싸우고 아무 말 안 하고 참는다.
큰 딸, 막내 딸 다 이혼했다.
며느리도 어찌 될 지… 친인척들 다 소용 없다.
내가 돈이 있고 잘 살아야 친인척들과도 왕래가 있지 그러지 못 하니 왕래가 없고 소식도 잘 모른다.
아프면 죽고 싶은데 간혹 안 아프면 그런대로 살아가고 싶은 생각도 드는데 사실이다.”
올해 86세이신 이선애 할머니가 저희 전화말벗 자원봉사자들에게 풀어놓은 이런저런 이야기 중의 일부입니다.
할머니는 1남 3녀의 자녀가 있지만 반 지하 셋방에서 혼자 살고 있는 기초생활 수급자입니다.
시각장애 3급으로 오른쪽 눈은 실명 상태이고 왼쪽 눈도 백내장으로 고생하고 있지요.
젊었을 때는 집을 4채나 가지고 있을 정도로 부유한 적도 있었지만 한 번의 화재로 모든 재산을 잃고 난 후 재기하지 못하였습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나이 46세 때 돌아가셨습니다.
황해도 송화에서 태어나 18살 꽃 같은 나이에 시집을 갔고, 한국전쟁 때 피난 나오신 이선애 할머니는 이제 당뇨와 혈압, 천식, 골다공증 약을 복용하며 외롭게 살아가는 독거노인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9번이나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하십니다.
지금 할머니의 가장 큰 걱정은 요양원 입소입니다.
지지고 볶는 고단한 삶일지라도 노인요양원 입소는 죽기보다도 싫습니다.
울고 싶을 때 혼자 울 수 있는 지금이 낫다고 말씀하십니다.
다행히 아직 치매나 중풍 증상이 없지만 앞이 잘 안 보이는 노인이 혼자 생활하고 계셔서 주변의 걱정이 많습니다.
기초생활 수급자이거나 식당 주방일 등을 하며 본인들의 생활도 빠듯해 어머니를 모시지 못하는 자식들의 마음은 더욱 아프기만 합니다.
어르신의 생일이나 명절 때도 자녀들이 찾아뵙고 있지만 아슬아슬하게 가족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웃에 살고 계신 할아버지가 약간의 수고비를 받고 가사 도우미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부양을 해야 하는 자녀들이나 부양을 받아야 하는 할머니 또한 마음의 짐이 크기만 합니다.
할머니가 살고 계신 동네 인근의 전세 값이 최하 2,500만 원 선입니다.
전세 1,700만원에 살다가 작년부터 월세 6만원을 더 내며 살고 있습니다.
2년마다 재계약인데, 내년 봄이 다시 다가오면 아예 월세로 전환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아플 때를 대비해 병원비 100만원을 모아놓아야 한다.’는 할머니의 목표는 아무래도 달성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노후주택에 살고 계셔서 겨울이면 외풍이 심한데, 우선 월 10만원의 난방 가스요금이 목전의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는 자살 예방을 위해 독거노인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아름다운 마무리’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노인 세대는 자식들을 키우느라 노후 대비를 해놓지 않았고 국가도 미처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노인복지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상황에 ‘맑고 향기롭게’가 힘겹게 사회복지기금을 조성하자는 뜻을 펼치고 있는 중입니다.
모집된 기부금은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결연후원, 의료비 지원, 난방비 지원, 사례관리 등의 사업비로 전액 집행됩니다.
? 성금 계좌 : 신한은행 100-013-787953 (사)맑고 향기롭게
? 거리캠페인 일정 : 10월 12일(토) 지하철 7호선 강남구청역 1번 출구
10월 27일(일) 길상사 경내(진영각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