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오두막의 둘레는 지난해처럼 노란 마타리꽃이 피어나고 있다.
산바람에 하늘거리는 마타리꽃은 가을의 입김을 머금고 있다.
꽃이 피어나기 전에는 마치 기장조 같은 모습인데 꽃이 피어나면 밤하늘에 은하수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꽃 모양을 더 자세히 보기 위해 확대경을 통해 보면 비록 작은 꽃이지만 꽃 하나하나가 그대로 하나의 우주라는 생각이 든다.
꽃도 작은 꽃이 더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1996
산들바람에 마타리가 피어나고 있다.
입추가 지나자 산자락 여기저기에 노란 마타리가 하늘거린다.
밭둑에서 패랭이꽃이 수줍게 피고, 개울가 층계 곁으로 늘어선 해바라기도 며칠 전부터 환한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풀벌레 소리가 이제는 칙칙한 여름 것이 아니다.
이렇듯 산에는 요 며칠새 초가을 입김이 서서히 번지고 있다.
눅눅하게 남아 있는 여름의 찌꺼기들을 말끔히 씻어내고자, 앞뒤 창문을 활짝 열어 산 위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맞아들였다.
- 『오두막 편지』, 1999
맑고 향기롭게 근본도량 길상사 경내에도 마타리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연한 보라색 벌개미취는 하늘빛을 살짝 담고 있습니다.
길상사 극락전도 파란 가을 하늘을 품에 안고 있습니다.
서방으로 10만억 불국토 너머에 있다는 아미타불의 극락정토가 이제 가을의 입김을 머금고 있습니다.
올해 4월부터 시작한 『아름다운 마무리』 모금 캠페인이 어느새 가을을 맞았습니다.
6월 21일부터 8월 31일까지의 후원 내역을 공지 올립니다.
6월 20일까지의 후원 내역은 이미 지난 6월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보고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 6월 》
윤영보 40,000원
최성오 10,000원
강여룡 100,000원
곽노상 50,000원
길상사 캠페인 119,000원 (현장 모금함)
《 7월 》
고혜숙 10,000원
평택 고여사집 냉면 10,000원
이해경 10,000원
김현아 10,000원
정선옥 20,000원
문금선(10일) 30,000원
김보리 30,000원
양라미 20,000원
손기혁 20,000원
송은정(12일) 50,000원
이주영 30,000원
조호순 100,000원
최성오 10,000원
김나윤 10,000원
정방영 20,000원
곽정화 10,000원
문금선(20일) 30,000원
송은정(23일) 10,000원
예시영 200,000원
《 8월 》
고혜숙 10,000원
김현아 10,000원
정선옥 20,000원
양라미 20,000원
청량리역 캠페인 13,100원 (현장 모금함)
이주영 30,000원
하승남 50,000원
최성오 10,000원
문금선 30,000원
곽정화 10,000원
정방영 20,000원
김수진 20,000원
길상사 캠페인 57,000원 (현장 모금함)
『아름다운 마무리』 캠페인 현장에서 CMS 후원을 신청해주신 분들과 달리, 무통장 입금(계좌이체)으로 기부하신 분들은 기본적으로 저희 사무국에서 개인 인적 사항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
새로 후원에 참여하신 분들에겐 회원 자격이 부여되어 매월 발간되는 맑고 향기롭게 소식지를 우송해드리고 연말에는 달력도 우송해드리고 있습니다.
또 연말정산시 소득공제 혜택을 받으실 수 있도록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드릴 수 있습니다.
신한은행 후원계좌(100-013-787953) 무통장 입금으로 기부해주신 신규 후원 참여자 중에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으시거나 맑고 향기롭게 소식지를 받아보고 싶으신 분들은 사무국으로 꼭 전화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8월 31일 현재, 『아름다운 마무리』 사회복지기금의 후원 현황은 3,048,600원입니다.
『일기일회』에 실려 있는 스님의 법문으로 인사를 갈음합니다.
만약 자살하기 전에 좋은 친구나 좋은 스승이 있어 자기 짐을 부려 놓을 수 있었다면, 누구도 그렇게 비극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람은 살 만큼 살다가 목숨이 다하면 누구나 몸을 바꿉니다.
부처든 부처의 할아버지든 영원히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제 명대로 살다가 갑니다.
마치 헌 차를 버리고 새 차로 갈아타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명의 현상입니다.
그런데 한때의 극단적인 충동으로 멀쩡한 차를 버리게 되면 새 차는 전에 탔던 차만 못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앞에서도 말한 업의 파장 때문입니다.
이 몸을 버릴 때 모든 일이 해결될 것 같고 새로운 몸을 받아 새 사람이 되어 새 삶을 살면 될 것 같지만, 업이라는 것은 영혼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닙니다.
내가 평소에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했던 업의 찌꺼기들이 설령 이 몸을 버린다 하더라도 이다음 생까지 따라옵니다.
업력이란 본디 그렇습니다.
가령 아이들이 몇 살 되지도 않았는데 피아노에 소질에 있거나 하는 것은 이번 생에 익혀서가 아닙니다.
전생에 익힌 잠재력이 때를 만나서 개발이 되어 그렇습니다.
개인차라는 것이 그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에 참으로 감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 삶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모든 것이 일기일회, 한 번의 기회, 한 번의 만남입니다.
이 고마움을 세상과 함께 나누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 이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좋은 가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