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 월요일에는 전화말벗 옥정화 자원봉사자가 대상자 가정방문을 진행하였습니다.
옥정화 봉사자는 정릉3동과 이문동에 거주하는 대상자 9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에 난방비 지원으로 찾아뵈었던 어르신들도 반갑게 맞아주셨고, 불교TV '생방송 보시'에 사연이 소개되었던 정분환 할머니도 강아지 찡코와 함께 환대해주셨습니다.
막상 찾아뵙고 집안을 살피니 방에 습기를 처리하지 못하고 곰팡이가 가득한 가구도 있었습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 마주할 수 있었던 우리 어르신들의 환한 미소가 비록 한 순간이었을지라도 그 업이, 그 인과가 우리 사회의 맑고 향기로운 미소로 유통되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합니다.
4월 17일 수요일에는 이찬희 자원봉사자가 전화말벗 대상자 가정방문을 진행하였습니다.
종로 1,2,3,4가동에 거주하시는 어르신 9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전화말벗 봉사를 하시면서 애로사항이 많았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대상자 9분이 모두 무뚝뚝할 남자 어르신이기 때문입니다.
암벽을 타듯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 돈의동 쪽방촌 골목 어느 2층에 사시는 어르신도 만나뵐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맙게도 아무도 체념하거나 희망을 놓고 계시는 분은 만날 수 없었습니다.
임대아파트를 비롯해서 국가가 제공하는 사회복지 시스템을 계속 확충해나가고 거기에 저희 맑고 향기롭게와 같은 민간 시민운동의 온정, 자선, 나눔, 공감과 지지가 보태어지는 시너지를 기약해봅니다.
4월 19일 금요일은 전화말벗 김임진 자원봉사자가 대상자 가정을 찾아뵙는 날입니다.
지난 3월부터 새롭게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는 김임진 회원은 길음2동과 월곡2동에 사시는 대상자 9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처음 가보는 동네에서 종일 집을 찾아다니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방 안 벽에 대못을 두 개 박아 가사와 장삼을 걸고, 반쯤 꽃이 핀 동백꽃 가지를 꺾어다 백자 지통에 꽂아놓으니 휑하던 방 안에 금세 봄 기운이 감도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임제 선사의 어록 중에서 좋아하는 한 구절 '즉시현금 갱무시절(現今卽是 更無時節)'이라고 쓴 족자를 걸어놓으니 낯설기만 하던 방이 조금은 익숙해졌다.
바로 지금이지 다시 시절은 없다는 말.
한번 지나가버린 과거를 가지고 되씹거나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기대를 두지 말고, 바로 지금 그 자리에서 최대한으로 살라는 이 법문을 대할 때마다 나는 기운이 솟는다.
우리가 사는 것은 바로 지금 여기다.
이 자리에서 순간순간을 자기 자신답게 최선을 기울여 살 수 있다면, 그 어떤 상황 아래서도 우리는 결코 후회하지 않을 인생을 보내게 될 것이다.'
<산방한담>에 실려 있는, <물소리 바람소리>에서도 읽었던 글입니다.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아픔이 얼마나 큰데 이곳이 바로 정토가, 천국이 될 수 있느냐고 수긍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내일을 기약하지 못한 채 가난하고 몸까지 아프기만 한 내가, 가족관계마저 단절되어 외로운 내가 어떻게 지금 행복할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단지, 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차상위계층이신 우리 밑반찬 지원 대상자 또 전화말벗 대상자의 한 순간 밝은 미소들이 우리 앞에 자신을 대면할 거울을 비춰보여주고 계십니다.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의 회원이신 10분 전화말벗 자원봉사자들이 봄날의 따사로운 햇살 한 줌, 짙은 라일락 향기를 보태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