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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 05-02-17

    돌고 돌아 찾아간 청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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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직지사 말사인 청암사 가는 길은 참 험했습니다. 빠져나가야 할 톨게이트를 놓친 것으로 시작해서 3번 국도 찾느라 돌고, 또 돌고 한 번 더 돌아야 했네요. 여기에 청주댁 싣고 가느라 나갔다 들어갔다.... 청암사를 가려니 길이 세 갈래네요. 한 가운데 떡 버티고 선 일주문과 오른쪽, 왼쪽으로 차로와 등산로가 갈라져있습니다. 매순간 어느 길로 가야할 것인지 선택을 해야만 하는 우리네 인생살이도 이런 것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울창한, 하지만 수관주사를 맞은 흔적들이 역력한 소나무 숲길을 빗방울 하나, 두울 헤아리며 올랐습니다. 그~런~데~ 절이 양쪽으로 나누어져 있네요. 계곡물을 사이에 두고 한 쪽에는 극락전, 보광전, 해우소, 신축 건물 들이 보이고 다른 한 쪽에는 대웅전, 선열당, 진영각, 정법루 등등 한 무리의 전각들이 보입니다. 지지난 해던가? 수해가 심했던 흔적일 거라 미뤄 짐작은 하지만 대리석으로 근사하게(?) 놓여진 두 개의 다리, 극락교와 노전교가 참 생뚱맞게 보였습니다. 그리 넓지 않은 계곡물인지라 조금만 신경을 더 썼다면 주위 자연과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다리로 세워졌을 수도 있었으련만..... 물푸레나무랑 다릅나무랑 헷갈리면서 극락전으로 살짝 들어갔습니다. 솟을대문이 있는 것 하며 전각 주위로 마루가 놓여져 있고 앞에는 텃밭이 잘 일궈져 있는 모습들이 사찰이란 느낌보다는 여염집 같은 생각을 들게 하더군요. 어른스님들, 4학년 스님들 요사채라던데... 보광전과 요사채로 보이는 왼쪽 건물들은 현재 신축중인 것들로 보여 눈길을 주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편견일까! 주변에 심어진 나무들은 정지 작업이 정말 말끔하게 잘 되어 있었습니다. 대웅전 쪽으로 발길을 돌리려니 박새가 울고 곤즐박이가 먹이를 잡고 있는지 콩콩콩 나뭇가지를 쪼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니 겨우살이가 다른 곳들과는 달리 얕으막한 나뭇가지에서 자리 잡고 있는 것도 보였습니다. 이건 또 뭔일이여? 대웅전에서 두 분 스님의 나오십니다. 불단에 올렸던 음식들을 내리시는 모양입니다. 여기저기를 기웃대며 사진도 찍고 메모도 하는 일행에게 대웅전 앞의 작은 나무가 하얀 매화라고 일러주십니다. 우리 보기에는 꽃받침이 빨간 것이 홍매인 것 같은데.... 대웅전 양옆 건물 댓돌에는 번호가 매겨져 있고 드문드문 가지런히 벗어놓은 털신들이 얌전한 학생들인양 줄을 잘 서 있습니다. 대웅전 부처님은 비구니 스님들이란 계신 때문일까요. 참 여성적으로 느껴지는 분이셨습니다. 1900년대 초에 중건되었다는 대웅전 옆 벽에 기다란 나무가 빗대어 있길래 문제가 있는가 싶어 뒤로 돌아가보니 큰 버팀목이 건물을 지지해주고 있었습니다. 좀전에 건너온 극락교의 쌩뚱맞음이 되새겨졌습니다. 대리석에, 어정쩡한 아취하며 극락전 밑으로 통행금지까지 시켜놓은 노전교의 짦다란 그러나 굵직, 강건한 일자형의 모습이 자꾸 걱정이 됩니다. 행여 대웅전 불사도 그렇듯 생뚱맞은 모습으로 진행 되지는 않을는지 말입니다. 정법루 옆과 다리 건너편 느티나무 두세 그루를 뺑 두른 채 찐한 갈색으로 놓여진 무늬만 나무인 의자인지, 나무 보호자인지도 영 눈에 거슬렸습니다. 바위마다 새겨져 있던 글씨들 하며... 하지만 오폐수 처리시설을 잘 된 해우소의 말끔함과 남녀, 스님용 표지판이 바로 우리 옆집 아저씨, 아가씨 모습인지라 정겹기만 했습니다. 청암사에서 제가 새로 만난, 꼭 새겨볼 친구는 어저귀와 바위말발도리입니다. 바짝 마른 몸매에 꽃 피어나듯 맺고 있는 씨방이 인상적이던 어저귀와 바위 틈에 뿌리 박고도 큰 키로 자라나 있던 바위말발도리를 이제 그 잎사귀 모양하며, 꽃모양을 찾아보고 잘 눈에 익혀두렵니다.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2-25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