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후원하기 나의후원

자연

    • 14-05-09

    [후기] 5/3 무소유기행 "청도 운문사"

본문

2014 무소유기행 "법정스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2회 : 5/3 "청도 운문사"


올해에는 법정스님의 발자취를 따라 법정스님께서 수행하셨던 사찰 또는 인연이 있는 사찰 및 주변의 숲으로 총 6번의 기행을 떠납니다. 맑고 향기로운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셨던 법정스님의 가르침과 이번 무소유 기행을 통해 나 자신을 한 번 돌아보고, 불필요한 것을 비우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자연, 생명, 삶 등에 대한 참다운 의미를 찾아보는 시간을 보내고자 합니다.


제 2회로 청도군 호거산에 위치한 운문사에 다녀왔습니다.


운문사는 560년 신라 진흥왕 때 창건된 고찰로 일연 스님이 주지로 있으면서 <삼국유사>의 집필을 시작한 곳이며,


하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의 부인이 미국으로 돌아간 뒤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 하나를 꼽으라고 하자 "운문사에서 보낸 하룻밤" 이라고 답했을 만큼 아름다운 절입니다. 비구니스님들을 양성하는 승가대학으로도 유명한 이곳에서 스님은 2001년 5월, 2005년 10월에 총 두번의 초청 법문을 하셨습니다.


숲기행을 떠나기 전,


종무소를 통해 주지스님께 법정스님과의 인연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실 수 있는지 여쭤보았는데, 흔쾌히 수락을 해주셨고, 당일에도 저희 맑고 향기롭게를 크게 반겨주셨습니다.


1일~2일부터 연휴가 시작된 곳도 많은지라 정체구간이 대구까지 이어질 줄은 예상을 못했는데, 뉴스 속 명절날 고속도로를 연상케 할만큼 교통 상황이 좋지 않아 주지스님을 뵙기로 한 두시를 넘겨서 도착을 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주지스님 출타시간 전에 도착을 해서 뵐 수 있었고, 정말 크게 환영해주셨고, 법정스님과의 인연에 관한 여러 이야기 등을 쭉 펼쳐주셨습니다.


0f5dc0cdcc4a26f261cb58823c42fbe1_1670234101_7696.jpg
0f5dc0cdcc4a26f261cb58823c42fbe1_1670234107_9001.jpg 


법정스님과의 첫 인연에 관한 이야기와 그 후 이야기


곤지암의 어떤 도예가분께서 만든 법정잔에 관한 인연 이야기


맑고 향기롭게 수련회를 운문사에서 했던 이야기


법정스님의 책에도 나온 주지스님과 주고받은 편지 이야기


법정스님을 모르는 세대에게 법정심을 잘 아는 우리 세대가 할 수 있는 역할에 관한 고민(?)에 관한 이야기와 주지스님의 생각도 들려주셨고, 법정스님이 좋아하셨던 운문사의 모습과 초청 법문때 이야기도 살짝 들려주셨어요.


그리고 법정스님과 인연이 있는 한 분을 더 뵐 수 있었는데요. 법정스님의 표현에 의하면, 운문사의 공장장이라는 운문사 주지스님을 지내셨던 명성스님도 뵙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현재는 운문사와 스님들의 포행 공간인 수목원을 관리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두 분께서는 맑고 향기롭게가 오랫동안 지속되길 바란다며, 격려의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두 스님을 뵙고, 저희는 법정스님께서 좋아하셨던 은행나무를 만나러 갔습니다.


0f5dc0cdcc4a26f261cb58823c42fbe1_1670234131_3402.jpg
 

한 그루처럼 보이지만, 두 그루의 수백년된 은행나무로 법정스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당당한 기상 앞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한 평생 청정한 수행을 쌓아 가면 이런 당당한 기상을 지니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허구한 세월을 거쳐 오면서 노거수는 이 도량에 몸담아 수행하는 사람들을 낱낱이 지켜보았을 것이다. 이 나무 안에는 이 도량의 지나온 자취가 켜켜이 쌓여 있을 것이다. 우리 귀가 열린다면 그 은밀한 말씀을 들을 수 있을까?」


사실 이 은행나무가 있는 공간은 수행자의 공간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일년에 딱 한 번만 허락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법정스님께서 예찬하셨던 운문사 세 가지 중의 하나이기에 양해를 구하고, 만날 수 있었고, 더불어 아름다운 운문사의 굴뚝과 풍경 그리고 명성스님의 회고전, 다른 사찰과는 다르게 운문사에만 존재한다는 온실까지 넉넉하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운문사 일주문을 나가기 전, 우리는 소나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0f5dc0cdcc4a26f261cb58823c42fbe1_1670234141_8228.jpg
 

천연기념물 제 180호인 처진소나무라 불리는 이 소나무는 고승이 꼽아둔 시든 나뭇가지가 자랐다는 설이 전해지며,


법정스님께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매년 봄에 12말의 막걸리를 12말의 물과 섞어서 뿌려주는 행사를 하며, 덕분에(?) 주송이라는 별명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운문사 경내에 들어서자마자 만날 수 있는 이 소나무는 4백년이 넘었으며, 법정스님께서는 세월의 풍상에 꺾임이 없는 영원한 젊음 앞에 숙여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는 아주 늦은 점심을 먹고, 인자한 시골 할아버지를 닮았다는 불상이 있는 비로전과 아름다운 비밀의 정원같은 꽃밭, 스님들의 포행공간인 수목원을 둘러보기 위해 다시 운문사로 향했습니다.


0f5dc0cdcc4a26f261cb58823c42fbe1_1670234152_1823.jpg
0f5dc0cdcc4a26f261cb58823c42fbe1_1670234152_3544.jpg
 

운문사의 꽃밭까지 둘러보고, 스님들의 포행공간인 수목원으로 향했습니다. 계곡에 놓인 다리를 지나 숲길이 나오고, 이내 어떤 말로도 표현이 안 되서 "대박"을 연신 외쳤던 고요하면서 아주 아름다운 그런 곳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0f5dc0cdcc4a26f261cb58823c42fbe1_1670234160_8216.jpg

0f5dc0cdcc4a26f261cb58823c42fbe1_1670234172_1755.jpg
0f5dc0cdcc4a26f261cb58823c42fbe1_1670234172_3436.jpg
 

이 곳에서 다시 뵌 명성스님과 사진도 한 장 찍고, 저희 단체 사진도 한 장 촬영했답니다.


0f5dc0cdcc4a26f261cb58823c42fbe1_1670234186_6632.jpg
0f5dc0cdcc4a26f261cb58823c42fbe1_1670234192_1002.jpg 


그리고 수목원을 한 바퀴 천천히 돌아보았습니다.


0f5dc0cdcc4a26f261cb58823c42fbe1_1670234207_6433.jpg
0f5dc0cdcc4a26f261cb58823c42fbe1_1670234207_8081.jpg
 

무엇때문에 이 곳에 이렇게 모여 있었을까요?


0f5dc0cdcc4a26f261cb58823c42fbe1_1670234216_135.jpg
 

바로 규화목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나무는 본래 죽으면, 미생물, 곤충, 박테리아,균류 등에 의해 썩어 없어지게 되는데, 늪지대나 강바닥, 갯벌 등에 의한 습한 진흙지대나 화산재나 바람의 이동에 의한 모래에 재빨리 묻히게 되면 나무가 썩어 없어지기 전에 지하수에 의해 녹아있던 광물의 침전과 퇴적물이 나무 조직내의 틈 사이에 들어가 나무의 형태와 구조는 그대로 보존되면서 나무의 성분이 광물이나 암석으로 바뀐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나무의 표면을 만져봤을 때 매끈한 대리석을 만지고 있는 것 같아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0f5dc0cdcc4a26f261cb58823c42fbe1_1670234229_9552.jpg
 

마지막 코스인 솔바람길(에코 로드)을 걷다가 만난 느티나무와 전나무가 함께 있는 모습입니다.


0f5dc0cdcc4a26f261cb58823c42fbe1_1670234241_6661.jpg
0f5dc0cdcc4a26f261cb58823c42fbe1_1670234241_9839.jpg
솔바람길의 끝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전쟁터에서 싸워 백만인을 이기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가장 뛰어난 승리자다. -법구경-


숲기행의 끝에 여운을 깊게 남기는 말이었습니다... 그럼 다음 숲기행때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