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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 10-02-10

    <아이티 지진 한달..'모든게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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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위생.의료 등 크게 부족..사회기능 '마비'

일부 병원, 무료진료 결정 불구 치료비 부과 논란도


(서울=연합뉴스) 아이티에 지진이 강타한 지 오는 12일로 한 달이 되지만 구호작업은 도움이 필요한 수많은 손길 앞에서 여전히 더디기만하다.


특히 수십만 명이 지진으로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가운데, 의료시설과 의료진이 턱없이 모자라 살아남은 아이티인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9일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에 따르면 지진으로 사회기능이 대부분 마비된 아이티 현지에는 교육 및 위생, 의료, 난민 수용소 등의 시설이 여전히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구호단체와 미국의 식량배급에 의존하고 있으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문을 연 학교는 단 한 곳도 없을 정도로 사회 기능이 마비됐다.


경제와 행정활동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로 시민들은 직장 자체가 강진으로 무너져 없어진 상황에서 수용소에서 망연자실한 상태로 하루하루 삶을 겨우 연명해가고 있다.


특히 의료시설 및 인력이 수요에 비해 크게 모자라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본적인 의료 시설과 의사, 간호사 등의 인력은 물론, 건물이 무너지며 팔다리가 절단된 중환자들을 위한 목발조차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이티에는 현재 200여개 이상의 국제 의료봉사단체가 들어와 지진 피해 환자들을 돕고 있지만, 3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부상자들을 감당하기는 역부족이다.


의사 한 명이 하루에 수백명 이상의 중상 환자를 봐야하는 열악한 조건에서 의료진의 체력도 점차 고갈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병원에서 온 토머스 커쉬 박사는 "재활운동, 수술후 치료 등 모든 면에서의 치료 수요가 엄청나다"면서 "나도 비좁고 열악한 간이의료시설에서 하루 500명 넘는 환자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해줄 수 있는 치료는 겨우 급한 불을 끄는 응급처치에 불과하다.


"전신이 마비된 환자를 가족에게 돌려보내며 행운을 빈다고 말해줬다"며 커쉬 박사는 안타까워했다.


이런 열악한 보건.의료 환경 속에서 당국이 무료 치료를 약속하고 전세계에서 의약품이 기부됐음에도 불구하고 지진 피해 환자들에게 치료비를 요구하는 아이티의 병원들도 생겨나고 있다.


유엔은 9일 아이티에서 환자들에게 약값을 요구하거나 치료비를 부과하는 병원들에 무료 의약품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아이티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총괄하는 유엔 관리들은 아이티에서 10여 개 병원이 약값을 부과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병원들의 실명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들이 지목한 병원들은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포함해 아이티의 지방 곳곳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티 당국은 지진 발생 이후 아이티 내의 모든 의료시설을 무료로 개방한 상태라 치료비나 약값을 요구하는 것은 당국의 방침에 어긋나는 것이다.


yongla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2/09 17:0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