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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 09-11-17

    2009 숲기행 평가모임 이렇게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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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2009. 11. 14) 아침 9시 하고 5분~


헐레벌떡 일주문을 들어서는데 박희준쌤이 시큰둥한 얼굴로 저기 계시네요.


미안한 마음에 물었습니다.


“어디 가세요?”


“차에요. 따뜻한 데 가 있으려구요.”


일찍 오셨는데 사무실 문이 안 열려 있으니까 약간 삐치신 듯 (^ ^)


토요일은 당직제로 운영해서 다른 활동가들은 출근을 안합니다.


저는 토요일 당직자고, 또 숲기행 담당자니까 출근을 한거구요. 쫌 늦게…(?)





전날 평가모임을 열 길상사 소강당에 확실하게 준비를 해놓고 가려 했는데


불교환경연대에서 4대강 관련 세미나 준비를 위한 긴급 회의를 하시다는 바람에…


여하튼 박쌤과 김종호님, 장금숙 님과 친구분 등등 일찍 오신 분들의 도움을 받아


일사천리로 그간 숲기행 참가자들의 발자국을 찍은 사진들은 빨래 걸 듯 매달고


서은영 님이 소식지에 그렸던 식생 세밀화 세점도 이젤에 턱 하니 전시하고


그간의 자료집도 전시하고, 유기농 사과 씻어다 놓고, 공정무역으로 생산한 커피 준비하고


좌탁이며 방석 놓고 빔프로젝트 준비하고….



무쟈게 바삐 움직여 겨우 시작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어째~ 박쌤이 준비한 우리들의 발자국을 돌아볼 빔이 제대로 작동을 해주지 않네요.


엉뚱하게도 길상사 종무소의 우경 거사님이 땀 뻘뻘 흘리며 손 봐준 덕분에


우리는 앵콜까지 하며 갑사 숲에서 달천 따라 걷기까지 지난 시간들을


참으로 그윽한 마음으로 돌아보았습니다.


7번 숲기행 중 4번이나 비가 왔던 날들….


비에 쫄딱 젖어서도 증명사진(?) 찍자면 기꺼이 자리해 준 사람들…


좁은 바위 위에 자리 잡고 앉아 요것이 뉘집 반찬인고 하며 점심 챙겨 먹던 그때,


좁다란 숲길에 그대로 나무가 되고, 꽃이 되어 걷던 그날,


두 선상님의 말씀에 귀 쫑긋 세우고 착한 학생이 되어 공부하던 모습들…



덕분에 우리 마음에 푸른 기운이 좀 배어 들었겠지요.


계곡의 시원한 바람이 가슴 한 구석에 솔솔 불고 있겠지요.


나뭇잎으로 후두룩 떨어지는 빗소리가 아직 귀에 남아 있겠지요.


허리 굽혀 눈맞춤한 작은풀꽃들의 향기로움이 코끝에 맴돌고 있겠지요.



늘 그렇게 지내실 수 있길 바랍니다.


달콤한 산바람처럼, 향기로운 꽃향기처럼, 싱그러운 풀내음처럼,


싱그시 웃어줄 것만 같은 든든한 나무처럼, 즐겁게 흘러가는 계곡물처럼 말입니다.




이날 함께 해준 분은 모두 22명


올 한 해 숲기행에 함께 한 총 인원은 298명이며 중복 인원을 제외하면


98명이 한 번 이상 참가하며 4월에서 10월께서 충청도 숲을 돌아보았습니다.


그 중에 22명, 적은 인원이 아쉬웠지만 우리는 새롭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두 사람이 짝이 되어 서로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인사를 나눴습니다.


역시나 등산복 차림과 평상복 차림은 차이가 많이 나더군요.


늘 함께 했던 분이었건만 처음 본 것 같다면서 서로 인사를 정겹게 나누기도 하고


친한 사이가 아닌 줄 알았는데 어느 틈에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렇게 더 친해진 우리들은 퀴즈에 도전했습니다.


사무실에서 준비한 ‘작은 것이 아름답다’ 5권, 천연 로션 1, 세럼 1, 한방비누 2개와


김지현 선생님이 보내주신 책 2권까지 모두 10개의 선물을 놓고 가히 치열하게(!!)


정답 맞추기를 이어갔습니다.


여기서 잠깐, 진행자도, 강사쌤도 당근 참여했고 선물 받았는데요~


이건 결코 주최측의 농간이 아니라는 거…. 믿어주세요~


미리 알고 답을 맞추기도 했고, 지레 짐작으로 얼떨결에 맞춘 답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충분히 즐거웠고 다시 한 번 그 때 그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박희준 쌤은 늘 그랬던 것처럼 듬직한 목소리로


‘노거수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재산을 상속 받아 세금까지 내는 석송령에 황목근을 부러워 하고


아름드리 나무 아래서 뛰어 놀던 기억 하나 쯤이 다 갖고 있는 우리들이


자라날 아이들은 그런 기억 가질 수 있을까 걱정도 하며


오랜 풍상을 묵묵히 견디며 땅과 하늘을,


그리고 사람을 이어주는 노거수를 영상으로나마


만나 보았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공손하게 인사 올리고 그 발치에 기대 앉아


오랜 이야기 두런두런 나눌 날을 기대합니다.



계룡산 갑사, 상왕산 개심사, 덕숭산 수덕사, 속리산 법주사, 월악산 덕주사, 낙영산 공림사


그리고 달천 따라 걷기…..



마지막으로 지적해 주신 동참자 준수사항 매번 인지토록 해서 함께 하기,


너무 먼 곳으로 가기보다는 좀더 숲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일정 짜기 등에 유념해


보다 알찬 숲기행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같이 한 그 걸음걸음이 즐거웠고, 감사했음을 다시 한 번 전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되십시오.


*박희준쌤의 특강 자료를 첨부 화일로 올렸습니다.

숲기행 참가자 여러분께서는 꼭 다운 받아 읽어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