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후원하기 나의후원

자연

    • 08-04-15

    정선의 백복령을 찾아서...

본문

[ 정선의 백복령을 찾아서... (2008/4/12) ]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올해의 첫 숲기행이어선지...


소풍가는 아이마냥 부푼 맘에 잠 못 이루고, 이른 아침에 일어나 도시락을 준비하면서도 집결장소인 양재역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참 가벼웠습니다.


흐릿한 하늘이 내심 걱정스러웠는데, 다행히 굵은 빗방울은 떨어지지 않았네요.^^



서울에서 강원도로 들어서자 차창 밖 풍경은 어느새 달라져 있었습니다.


진홍빛 색물이 투둑하고 떨어질 것 같은 진분홍 진달래와


노란빛 꽃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산괴불주머니와


이제야 봄을 알리듯 꽃피우는 탐스런 하얀 목련과 방긋방긋 벚꽃과


초록빛을 쬐금씩 군데군데 보여주는 숲의 모습들이 ‘여긴 강원도래유~’를 확실히 알려줍니다.


(아마도 추위를 견딘 봄꽃들이라 도시의 꽃보다 색깔이 훨씬 진하고 곱디 고은 모습인가 봅니다.)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 고갯길을 따라 올라온 백복령 정상에서 추위에 덜덜 떨며 바라본 자병산의 시멘트광산 모습은 말 그대로 “허걱”하게 만들더군요.


석회석 채광을 위한 사람들의 훼손으로 산의 형체는 온데간데없고,


앙상한 갈비뼈 형상의 산은 닭 벼슬을 닮은 바위가 있어 신성시 여겼다는 옛 명성(붉은 뼝대)을 찾을 길 없습니다. (사람의 편의와 이용대상이 되어 난도질당한 자병산을 보며 ‘사람 참 못 됐구나!’ 잠시 생각하고 반성해봅니다.)




다시 차를 타고 구불구불 길을 따라 도착한 백복령 숲 초입에서


인솔샘들이 급조해준 비닐하우스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맛난 점심과 깔깔 수다로 추억의 점심식사를 하게 됩니다. ('뭉치면 따뜻하고, 흩어지면 춥다'를 실감하며 서로의 따스한 온기와 준비한 음식을 나누면서 '언제 또 이런 식사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민생고를 해결 한 후로 씩씩하게(?) 오빠팀과 언니팀의 두팀으로 나뉘어 숲속으로 Go~Go~


자... 그러면 백봉령 숲의 특징과 숲속 길벗들, 기타 등등을 소개합니다.




선질꾼들이 삼척에서 나는 동해의 소금을 지게에 지고 수없이 넘나 들었다는 백복령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카르스트 지형 이라고 합니다.


1. 카르스트 지형 (석회암 지역에 발달하는 특수한 침식지형으로 석회암의 주성분이 물에 녹아 땅이 깔대기 모양으로 가라앉는 돌리네 현상)


- 물이 빠지는 구멍인 씽크 홀


- 돌리네가 여러 개 모여 더 진전된 넓은 분지가 되면 폴리에(주변에 하천이 발달)


- 땅 표면에서 스며든 물이 땅속으로 흘러가면서 지하수의 통로가 되고 통로가 점점 커져서 동글이 되고 계곡이 발달하게 됨


- 물이 빠지는 지형적 특징으로 논농사 보다는 밭농사가 유리(특히, 마늘)




2. 숲속 길벗


- 초입의 노란색을 띠는 소나무잎 : 상록수인 소나무도 잎을 가는데, 물이 오르는 증상


- 일본잎갈나무 : 일본이 원산이고, 낙엽송으로 가을이면 떨어지고 봄에 새롭게 부드러운 잎을 간다하여 붙여짐/빛을 좋아하는 나무로 경제성이 떨어지는 아랫가지를 스스로 떨궈냄/긴 가지에 있는 여러 개의 짧은 가지에 바늘잎이 무더기로 뭉쳐남/작은 솔방울


- 괭이눈 : 습기가 많은 지역에서 자라고, 부실한(?)꽃을 돕기위해 잎이 노랗게 변하여 곤충을 유혹하고 꽃이 지면 노란기운이 사라짐, 씨가 맺히면 고양이의 눈처럼 보인다 하여 <괭이눈>


- 줄기가 빨갛던 OO딸기와 가시투성이의 줄기를 가진 곰딸기


- 줄기에 잔털이 있고 하얀꽃이 잎보다 먼저 피며 잎이 처음 나오는 모양새가 노루의 귀같다 하여 <노루귀>


- 뱀껍질 수피의 층층나무(가지가 층층이 있다하여 층층나무) : 초여름에 쌍추쌈에 수북한 쌀밥같이 흰꽃이 핌 (권샘의 명명 : 쌍추쌈나무)



-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에 자라고 밟혀도 죽지 않고 살아난다는 멸가치/가치가 별로 없다 하여 붙여진 이름/몸에 붙어 번식


- 강원도에서 동박나무라 불린다는 생강나무 : 생강향/머릿기름과 등잔불에 이용/암수딴그루(암술이 불쑥 튀어나온 암나무와 수술이 많은 수나무)/노란꽃이 잎보다 먼저 핌


- 관중(호랑고비) : 잎을 벌려 낙엽을 모았다가 부식으로 인한 열로 뿌리부분을 보호하고 잎을 내려 쌓였던 부식물을 떨어뜨려 새순(호랑이 발톱모양)이 나게 함


- 각질이 얇게 벗겨지듯 너덜너덜 벗겨진 흰 수피의 물박달나무는 물이 많아 수액을 체취해도 죽지않음/가지끝이 말리다가 잎이 나면 펴짐(수액을 곡우때 채취하여 곡우물 이란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이 마시며 위장병, 신경통, 관절염에 약효가 있다고 알려짐)


- 한계령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하여 붙여진 한계령풀은 노란꽃이 피고, 한국에서는 분포지역이 좁은 북방계 식물로 강원도의 깊은 산 낙엽수림지에서 자라는 희귀한 식물(우리나라 특산식물)




3. 숲체험 놀이 : 5감각의 총동원 체험^^


- 숲방식 선서 : 주먹과 보자기 손동작을 번갈아 따라하며 '마음을 닫으면 어렵고, 마음을 열면 쉽다'의 의미를 체험


- 손수건으로 눈가리고 걷기 : '사람이 얼마나 시각에 의존하고 있는가!'와 잘 느껴보지 못한 다른 감각기관의 존재를 깨달은 체험


- 나무의 물 오르는 소리를 청진기로 확인하기 : 사람의 심장 뛰는 소리마냥 '나무도 살아있음'을 청각으로 체험(꾸우꾸우~~)


- 좁게 원을 만들어 의자자세로 앉아보기 : 개개의 대상이 모여 서로를 의지하며 하나됨을 체험




4. 기타


- 옹이 : 나무에 난 흉터로 절단이나 병원균침입에 승리한 훈장같은 흔적


- 참나무와 소나무의 대결 : 서로 붙으면 소나무가 백전백패한다고 함


- 길가의 어린 소나무 : 자연발아로 길가에 작게 자라있던 어린 소나무들

'튼튼하게만 잘 자라다오~~'...



'이름이 중요하지 않다' 하면서도 눈에 띄는 모르는 자연물이 나오면 '이름이 뭔지...' 알고 싶어지는 조급한 궁금증은 날로 여전합니다. 그래도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에 기운차리고, 하나하나씩 알아가자며 스스로에게 '워워~'해 봅니다.



'숲기행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컴고장을 빌미로 미루다가


멀리 돌아서면 까먹는 불상사의 나이가 우려되어 부랴부랴 <맑고> 홍보책자와 인터넷을 뒤적이며 정리해 봅니다.


정리하면서 다시 한번 복습하고, 눈도장 찍으면서 들풀과 나무의 이름을 하나씩 글구 조금씩 알아감에 그저 기분이 좋네요^^


폭신한 쿠션의 낙엽 & 흙길 산책과 5감각의 숲속체험으로 추워도 맘 따스했던 첫번째 숲기행...


저는... 참 좋았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앞에서 솔선수범으로 인솔하시느라 애쓰신 숲해설샘들과 담당샘들...

수고하셨습니다. 글구 감사드립니다. 자연향 만땅의 주말을 주셔서...^^


또, 함께 했던 많은 님들...


모두 모두


향긋한 봄꽃과 풋풋한 나무 새순들과 눈 마주치며 늘 좋은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09240b0f48b8fc8dc3a73857b1feb15b_1670326445_7111.jpg
 

- 백복령 정상에서 바라본 시멘트광산

- 카르스트지대(돌리네와 통로, 동굴, 폴리에)


09240b0f48b8fc8dc3a73857b1feb15b_1670326445_9178.jpg 


- 뱀껍질 수피의 층층나무

- 빨간 줄기의 OO딸기와 곰딸기 줄기

- 물박달나무의 수액체취


09240b0f48b8fc8dc3a73857b1feb15b_1670326458_0348.jpg
 

- 백복령의 들풀 : 괭이눈, 한계령풀, 노랑제비꽃, 복수초, 노루귀


09240b0f48b8fc8dc3a73857b1feb15b_1670326458_2437.jpg 

- 뫼제비꽃, 관중, 관중새순, 감자난, 박새

09240b0f48b8fc8dc3a73857b1feb15b_1670326458_4509.jpg 


- 노란빛의 소나무와 나무의 훈장 옹이

- 추위대피겸 식당(?)으로 급조된 비닐하우스

- '우리는 하나' 체험놀이

- 관중의 센스를 설명하시는 권상동샘과 물박달나무의 물오르는 소리를 감상중인 짝지언니


09240b0f48b8fc8dc3a73857b1feb15b_1670326481_4368.jpg
 

Quiz> 길가에 나서 사람들에게 밟혀도 죽지않고 별 가치가 없다하여 붙여진 멸가치는? (물론, 세상에서 가치없는 존재는 없겠죠?!)

➀ 좌상 ➁ 우상 ➂ 중앙 ➃ 좌하 ➄ 우하

(멸가치를 제외한 다른 들풀들은 제 눈에 띄었다는 이유로 찍혔고, 그중 하나빼고는 이름을 모름^^)

09240b0f48b8fc8dc3a73857b1feb15b_1670326481_6016.jpg 


- 숲속 길벗들 : 잎갈나무, 생강나무, 괭이눈, 노루귀, 한계령풀

(새순이 파릇파릇 돋은 잎갈나무와 괭이눈 사진은 재작년에 검룡소에서 본 것임)


09240b0f48b8fc8dc3a73857b1feb15b_1670326481_7763.jpg 

- 전나무(?), 갯버들, 어린 소나무, 숲속 잔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