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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 07-10-07

    10월 6일 정선 화절령과 정암사

본문

맑은 날이었다. 해가 밝게 비춘 가을 날이었다. 나는 얼마 전까지도 강원도 하면 태백시를 떠올렸었다. 그리고 태백시 하면 목장이 있는 곳과 탄광촌을 떠올렸었다. 그림을 그릴 때 구로동의 학생은 공장 연기로 하늘의 색을 검게 그리고 강원도 태백의 학생은 땅을 검게 그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직접 보니 검은 땅에서 나오는 철분으로 돌의 색깔이 노란색이었다. 땅은 검고 돌은 검고 노란 색이 되는 강원도 태백 탄광촌 사북이었다. 몇년전 석탄박물관에 다녀왔을 때는 낭만적인 느낌이었다. 겨울 눈에 얼음조각과 더불어 보석과 같은 돌의 모습을 보면서 아름답기에 행복했었다. 그리고 광부의 모습과 광부들의 생활모습을 보면서 고생스럽지만 단란한 가정을 상상하며 옛날의 석탄과 연탄을 제공해 주던 곳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오늘은...... 말보다 침묵으로 진지한 느낌이 밀려오는 것은 왜일까? 그렇다. 어린시절 느꼈던 탄광촌에 사는 사람들의 힘들고 고달픈 생활과 석탄을 캐다가 죽음을 당한 광부들의 삶이 자꾸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석탄을 캐기위해 굴을 팠다는 곳 갱이 보였다. 나무를 양옆으로 세워놓았고 검은 돌이 쌓여있었는데 그 안은 텅빈 굴이라는 상상을 하니 광부들이 일을 마치고 까매진 얼굴로 나오는 모습이 연상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60~70년대에 이어 80년대 90년대에 이르러 막을 내렸다고 하니 산업화와 원자력의 영향이 잘된 일인지 안된일인지 안타까움이 밀려든다. 60~70년대 석탄과 연탄이 많이 쓰였던 시절 깊이 9미터의 길이를 들어갔다 나온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는 구조물들을 보면서 얼마나 무섭고 아슬아슬한 작업이었을지가 짐작이 되기도 했다. 우리의 현실이란 언제나 과거에 이어 현재에 이르는 것인데 지금 조금 편안한 생활이 되었다고 과거의 힘들었던 삶을 까맣게 잊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곳 광부들이 진폐증을 앓아도 숨기면서 막장(마지막)인생을 생각하며 일했다고 하니 오히려 건강을 위해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만들어 살수 있게 된다면 잘된것은 아닌가 싶은데 그게 아니고 그들에게 어떤 보상도 없이 보장도 없이 이익만을 챙기고 떠나버린 사람들과 그들의 삶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경찰의 힘으로 그들의 애환을 경청하지 않은 관리자들의 행태를 나역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초등학교 터가 있었는데 1967년 3월 1일에 개교하여 1991년 2월 28일에 폐교를 하였다고 하니 그곳에 살았던 광부들의 삶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기록이었다. 총 544명의 학생이 배출되었다 하니 지금은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하고 추억의 학교가 사라진 마음의 허전함이 나에게 전해져 옴을 느낀다. 지금 우리가 또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시대의 역사적 삶의 터전을 보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기록처럼 남겨 후세에게 전하는 것은 역사를 제대로 공부할 수 있게 해주는 산교육임을 생각한다. 그곳에 온 사람들은 일을 하고 샤워시설조차 없이 그대로 집으로 갔다고 하니 얼마나 열악한 삶이었겠나 싶고 건물도 없이 나무로 만든 허름한 사무실 터가 쓸쓸하고 아직 청소가 되어있지 않아 떠나간 사람들의 흔적을 17년 이상 보존하고 있기는 하지만 귀신나올듯 지저분하다. 그곳을 좀더 제대로 복원하면 그야말로 그당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도롱이 연못이라고 한 곳은 바로 갱도가 무너져서 웅덩이가 되어 그곳에 물이 호수처럼 잔잔하게 잠겨 있었다. 수면 위로 나무들이 떠있는 모습은 마치 늪에 온듯한 느낌이 들었다. 비라도 오려고 안개가 자욱하면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해서 좋은 관광요소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나간 사람들에게는 애환의 장소더라도 후손들은 낭만의 장소를 관광장소를 생각하게 되니 모순인지 순리인지 마음이 흔들린다. 지반침하를 측정하는 모니터링센서를 만들어서 데이타를 확인한다고 하니 비록 늦었지만 좋은 현상이라 생각한다. 그곳은 강원랜드가 되었다고 한다. 실감나게 느껴지는 것은 전당사가 많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전당포였는데 이제는 전당사라고 하며 늘어서 있는 것을 보니 도박이란 가진것을 모두 전당잡히는 것인가보다 싶어서 뜨끔해진다. 그리고 노숙인들에게 무료로 밥을 주면서 몸과 마음을 죽이는 일이 도박이라는 뜻의 문구를 보고 정말 사람들의 한번 횡재를 꿈꾸는 허망한 생각이 허공이라는 노래를 생각나게 하였다. 아무것도 없는 것을 그렇게 만들어놓고 부지런히 일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일확천금을 꿈꾸는 인간의 마음을 사행심으로 죽이는 그런 모습이 아름답지 않았다. 정말 의식있는 국가라면 국민이라면 그런 생각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덴마크는 소득세를 비싸게 내고 국민 복지를 위해 나라에서 충분한 미래를 보장해 준다고 한다. 소득세를 내리면 오히려 국민들이 많이 받고 더 좋은 복지를 해달라고 요구한다고 하는 시점에 우리나라는 그런 도박장이 들어선다는 것이 정말 걱정이 앞서는 마음이다. 공무원들이 정직하고 검소해서 국민 모두가 잘살 수 있도록 광부들의 삶을 보장해주는 제도가 마련되어서 그들이 행복한 추억으로 여기며 막장 인생이 아닌 희망의 인생을 살아가게 해주었으면 한다. 마지막 숲기행인데 무겁기도 하고 중요한 삶의 역사를 돌아보아서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 거제수가 가장 인상깊었다. 나무껍질이 정말 잘 벗겨져 있었다. 그리고 불에 금방 타서 비올 때도 불을 피울 수 있다고 하니 참 자연은 소중함을 배운다. 나무와 식물의 이름은 차에서 많이 확인하였으므로 오늘은 탄광촌의 아름다운 삶을 살았던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삶이란 깨끗하고 잘 사는 것도 아름답지만 누군가를 위해 궂은 일을 도맡아 해온 그분들의 노고에 마음깊이 감사를 드리며 그분들의 역사적 박물관이 꼭 완성되기를 바라며 강원랜드도박장은 없어지고 영원한 탄광촌의 문화 관광지가 다시 자리하기를 희망해 봅니다. 끝으로 1년동안 저의 글을 보아주신 아는 분들 모르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그분들이 계시기에 힘을 내어 글을 끝까지 쓸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