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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 07-08-06

    비속의 8월 숲기행1 (월정사)

본문

숲기행 전부터 본격적(?)으로 내리는 비와 천둥소리에 내심 걱정이 반이었지만, 그저 우려로 끝났던 것 같다. 늘상 비슷비슷할 거란 예상을 항상 확실하게(?) 깨주었던 월마다의 숲기행들처럼 8월 숲기행도 역시나 비와 우비, 물안개, 소리, 사찰문화... 속에서 색다른 느낌의 추억거리를 주었다. 하나, 짐없이 홀홀단신에 걸쳐입은 우비덕에... 높은 곳에서 '투둑' 떨어지는 빗방울은 일상에서도 잘하라는 경고인양 좀 매섭고 낯설었지만, 차츰 친구인양 친근하게 다가왔다. 둘, 기억용량의 부족을 탓하며 옥선샘의 설명을 손바닥에 빼꼼히 적다가 급기야 내리는 비에 포기하면서 오히려 자연 그대로를 보고, 듣고, 맡고... 온몸으로 느끼면서 나도 자연의 일부인양 그 속에 들어가 있는 듯 했다. 셋, 전나무 숲길과 그 속의 친구들... -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맨발로 걸어봤을 쭉쭉 키다리 전나무 숲길(기회가 된다면 샘의 강추대로 꼭 한번 체험해 보고 싶다/샘의 한마디에 바로 맨발이 되어 걷던 사용님과 길벗... 내심 참 부러웠음.) - 벼락 등으로 쓰러진 큰 나무들 : (큰 나무는 벼락을 잘 맞는다는 말씀에 괜시리 뜨금했다.) 쓰러진 나무들은 생을 다하면서도 다른 생물들이 살아갈 밑거름이 된다는 말씀에 반성모드~~(잠시 윤회설에 대해 생각했다. 죽었지만 다시 회생하는 나무의 모습에서...) 

- 어린 전나무 : 첫가지를 뻗는 때가 5년이고, 이후 한가지마다 1년의 나이를 먹는다는 전나무의 설명을 듣고 바라본 일곱살배기 어린 전나무... 작지만 커다란 희망을 품은 듯 했다.(괜시리 한번 '쓰윽'하고 쓰다듬어 주었다. 씩씩하게 잘 자라라고...^^) - 숲속 청소부 '버섯' - 숲속 물탱크 '지의류' - 동글동글 몸통의 털달린 큰뱀무?(불확실함) - 초록빛 작은 해바라기같은 분위기의 여우오줌꽃 - 긴 줄기에 대롱대롱 아슬아슬 매달린 파리풀꽃 - 뱀딸기인가? 산딸기인가? 헤매이게 하던 붉은 열매 ... 글구 인솔샘의 설명에 집중모드로 열공 제자였던 우비 친구들^^ 

넷, 사찰문화와 연기사상(두 권남매샘들의 쉬운 설명으로 불교 문외한인 내가 아주 쬐금 사찰문화를 간접체험해 보았음) - 하나의 기둥으로 하나의 맘으로 들어 선다는 일주문 - 토속신을 모신다는 성황당 - 사대천왕의 천왕문 - 아금강역사와 훔금강역사의 금강루 : 시작과 끝의 조화(옴~~) - 쭉쭉 높이 뻗은 멋쟁이 고려국보 팔각구층석탑 - 큰 법당 적광전과 반짝반짝 광채나는 석가모니불 

- 심우도 : 소를 찾아 헤매이다 가짜와 진짜 도를 만나고 수단을 버리면서 본연의 자세로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내용 

- 북(축생), 종(인간), 목어(바다생물), 운판(조류)을 걸어 놓은 범종루 결론적으로 밝은 태양이 없던 숲기행이었지만, 비오는 체험 숲기행... 역시나 참 좋았다. 월정사로 향하는 버스안에서 들었던 법정스님의 말씀이 새삼 기억납니다. 사람은 얻음을 좋아라 하고, 잃음을 싫어라 한다. 그러나 얻음으로 해가 되고, 잃음으로 득이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장의 잃고 얻음에 연연해 하지 말라던 말씀.... 예전에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에 에에~했는데, 아주 조금은 끄덕여집니다. 숲기행 인연의 길벗님들... 가지려고 꼭 쥐고 있던 손을 살짝쿵 펴보는 여유의 맘으로 행복한 8월... 보내세요^^ 담 9월에도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또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