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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 06-10-15

    10월 숲기행(합수머리, 문수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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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사용 선생님의 따뜻하고, 꼼꼼한 글 잘 읽었어요. 감사감사~~ 금년도 숲기행이 10월 “서해 합수머리, 김포 문수산 기행”으로 끝난다고 하니, 좀 섭섭하네요. 대답은 없어도 좋은 물음이 있는 것처럼, 숲 속에서 우린 자연과의 깊은 대화를 했습니다. 또한 바쁜일정으로 참여자와의 대화는 없었지만, 우린 더불어 삶~자연환경보호~에 대해서 말 할 필요도 없이 다 공감했지요. 이젠 실천만 남았습니다. 새가 살지 못하는 환경이라면 인간도 살지 못한다는 김석우 숲해설가 선생님의 말씀, 생생합니다. (인간의 측면에서 모든 사물을 판단하지 말자, 자연이 사람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모기도 필요하다 등등~~) 반구정에서 철새 관측 ; 좋은 망원경 3개를 설치해 주셔서, 개리, 기러기,... 잘 봤습니다.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뵐 날을 기약하며~~, 또한, 내년에도 많은 분께서 개근하여 좋은 책 선물 받으시길 기원하며~~~ 끝으로, 자연파괴와 인간적 가치를 잃어가는 문명에 대한 비판적인 시 <성북동 비둘기>와 졸작 제 시 하나를 올립니다. 성북동 비둘기 / 김광섭(1906~1977)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 돈다. 성북동 메마른 골짜기에는 조용히 앉아 콩알 하나 찍어 먹을 널찍한 마당은커녕 가는 데마다 채석장 포성이 메아리쳐서 피난하듯 지붕에 올라앉아 아침 구공탄 굴뚝 연기에서 향수를 느끼다가 산 1번지 채석장에 도루 가서 금방 따낸 돌 온기에 입을 닦는다. 예전에는 사람을 성자처럼 보고 사람 가까이서 사람과 같이 사랑하고 사람과 같이 평화를 즐기던 사랑과 평화의 새, 비둘기는 이제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 이시는 문명으로 인해 파괴되어 가는 자연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점점 비인간화 되어가는 현대문명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시로 발표(1968년)한 작품입니다. 가을 산행 / 이세훈 없는 것이 많아 더욱 넓은 빈 산 푸른 하늘의 자유로운 방생 풀 밟아도 다시 일어나는 아침을 울타리 밑에서 줍는다 새우등처럼 굽은 산들의 어깨동무와 일광욕하는 서리 맞은 늙은 호박들 조약돌 핥으며 양치질하는 시냇물 질펀히 흐르는 송진 내음 나선(螺旋)으로 점점이 내리는 시간의 생채기를 말 더듬는 귀뚜라미가 지난 생(生)을 헤아린다 촛불 켜면 갑자기 다가오는 땅거미 온 세상 만물들로 넘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