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후원하기 나의후원

자연

    • 06-08-25

    강화도 보문사를 다녀와서

본문

보문사_094.jpg 보문사_090.jpg

8월 24일 저희 생태팀은 한차 가득(?)차게 타고 집결지 삼선교를 8시에 출발, 10시반 배타고 보문사에 도착했답니다. 오는 차안에서는 그동안의 회포들을 푸느라 수다떨랴, 못먹은 아침 간식드시랴 분주했지만 저는 그에 아랑곳하지않고 못다잔 아침잠에 빠졌습니다. 멀미 방지책으로도 그럴 수 밖에 없었지요. 강화도 보문사에는 음력 7월 1일인 윤달이 시작하는 날이라 사람들이 많았어요. 일주문을 들어서자마자 차 한대가 겨우 지날 만한 일차선 길은 불사 건축을 위해 오가는커다란 공사차량이 차지하네요. 거기서 내뿜는 매연과 먼지를 마셔가며 길가에 몸바짝 붙여 올라가는데 반가운 인사를 건네는 여름 들꽃의 손길들을 보자 불편한 심기도 다 잊은채 탄성을 자아냅니다. 2시간 넘게 차를 타고 배를 타고 ,늦더위 기승까지 잠재우는 묘약은 생태모니터링팀에게는 뭐니뭐니해도 여름 들꽃만한게 없지요. 뿌리와 밥풀을 짓이겨 파리를 잡는 미끼로 쓴다는 파리풀, 옛날 며느리들의 슬픔이 오롯이 담긴 며느리 밥풀꽃, 키가 커서 여뀌라 생각하지 못했던 이삭여뀌, 파란색 귀를 쫑끗세우고 호객행위를 하는 닭의 장풀, 장다리 쑥인가 싶었던 맑은 대쑥... ... 덤으로 봄에 꽃을 보여준 꽃다지. 냉이,질경이의 여름나기도 보았습니다. 그중에서 며느리 밥풀꽃과 닭의 장풀을 자세히 공부해볼께요. *며느리밥풀꽃* 밥풀같은 두개의 하얀 타원형의 무늬가 선명하게 박혀 있는 붉은색꽃. 볕이 잘드는 곳에서 가지는 마주나면서 갈라지고 키는 30∼50cm정도로 아담하여 자세히 보려면 반드시 허리를 굽혀야 하지요. 어느날 새댁이 밥에 뜸이 잘 들었나 밥알 몇알을 입에 무는 순간,이순간을 기다려온 시어머니는 “네이년~ 감히 어른들도 손대지 않은 밥에 먼저 손을 대?”하면서 며느리를 호통을 쳤대요. 놀란 며느리는 밥알을 입에 물은 채 끝내 죽고는 묻힌 그자리에서 한맺힌 밥풀 두개를 상징하는 모양의 이 꽃이 생겼다는 이광호샘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시대를 달리했을 뿐 같은 며느리라는 입장에서 궁핍한 시절에 시어른을 모시고 살았던 옛며느리들의 설움이 전해져 마음에 애잔한 물결이 파도를 칩니다. '고부간의 갈등!'이제는 박물관에나 모셔둡시다. *닭의 장풀 =달개비* 지역에 따라 달개비, 닭개비, 닭의밑씻개 등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닭장 부근에서 잘 자란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꽃 모양도 닭의 머리를 좀 닮은 것 같지요? 또는 미키마우스의 큰귀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닭의장풀은 전국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한해살이풀. 꽃은 세 장의 꽃잎으로 되어 있습니다. 귀처럼 보이는 두 장의 꽃잎은 파란색이며, 작아서 잘 안보이는 안쪽의 한장은 하얀색입니다. 두장의 파란 꽃잎은 곤충들에 의한 타가수분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이 꽃잎이 아래로 지면서 암술과 수술을 건드려 자가수분을 하게 합니다. 마침 이 싯점에 있는 꽃이 있길래 이광호샘이 꽃을 감싼 꽃받침(?)을 애써 펴서 보여줍니다. 글쎄 이꽃받침이 무슨 모양이었게요? 놀라지 마세요. 이구동서으로 어머! 어머! 탄성을 자아낸 "하트"모양이랍니다. 하트방에서 허니문베이비를 만드는 묘한 꽃의 세계!!신비롭죠? ------------------- 보문사는 일주문에 낙가산 보문사라고 써있는 대로 관세음보살이 상주한다는 뜻의 낙가이며 보문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수없이 몸을 나투시는 관세음보살의 원력이 광대무변함을 상징한다고 입장권 뒷면에 적혀있네요. 내친김에 낙가산 중턱 눈썹바위 암벽에 조각된 마애관음보살상님을 뵈러 땀뻘뻘 흘리고 올라가 뵜다가, 대웅전옆에 천연동굴을 이용하여 만든 석실안에 계신 석불들을 만나 땀을 식혔답니다. 배시간과 딱 맞아떨어져 맑고 시간낭비없이 본부에 5시쯤 예정대로 딱 도착한 것은 아무래도 마애관음보살상님과 석불님들의 보호가 있었음이었으리라 확신합니다. 아직 꼬리를 내리기 싫은 막바지 무더위에 샘을 비롯하여 운전하랴,모니터링하랴 애쓰신 모든분께 시원한 냉수한잔씩을 전해드리는 마음으로 처음으로 글 올립니다. 미흡하고 빠진 부분있으시면 댓글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