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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 06-08-12

    북한강, 비수구미계곡

본문

더워서일까? 자연을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더욱 생긴다. 그것은 본능처럼 자연은 시원함을 줄거라는 생각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피서...더위를 피해서 가는 곳은 계곡이요 시원한 산의 나무그늘 아래일 것이다. 오늘 떠난 숲기행은 피서겸 시원한 강물을 차창밖으로 바라보며 갈 수 있었다. 오늘 내가 만난 자연은 칡이었다. 칡뿌리를 어려서 먹었었다. 입에 넣고 질겅질겅 씹으면 국물이 나온다. 국물을 먹고 나서 뱉어야한다. 칡을 맛나게 먹는 사람을 보고 나도 먹었는데 그 맛이 지금도 생각날만큼 인상깊었다. 그랬던 칡을 오늘은 실컷 보았다. 먼저 칡의 잎은 삼형제이다. 위로 긴 줄기 위로 잎이 있는데 그것은 큰형이다. 그 아래로 양옆으로 바짝 붙은 동생형제가 있는데 이들은 잎이 위쪽은 아래로 향해 키를 줄이고 아래로 잎이 내려서 생긴것이다. 잎줄 중심에서 위가 짧고 아래가 넓다는 이야기다. 그 이유는 형이 해를 잘 받고 자리잡을 수 있도록 양보하는 것이라고 한다. 삼형제의 우애가 가슴 뭉클하게 한다. 칡꽃은 어떤가...진한 보랏빛으로 모양도 오묘한데 향기는 온몸으로 짜릿하게 퍼뜨리듯 취하게 한다. 또 재미있는 놀이도 할 수 있었는데 칡나뭇잎을 엄지와 검지사이에 놓고 조금 아래로 지긋이 누른 후 위로 오른손을 펴서 그대로 내리는 순간 멋진 뻥 소리가 난다. 아까 실장님이 딱총 많이 쏘았다고 하셨는데 정말 그랬다. 산이 깨끗해서 우리는 딸기를 보면 입에 넣어 상큼하고 씹히는 씨앗을 느낄 수 있었다. 나비도 보았는데 세줄나비는 둥근 줄이 세줄이었다. 밤색으로 신기했다. 사마귀도 보았고 산재비나비가 생을 다하고 땅에 조용히 자신의 소멸을 원하고 있음을 보았다. 순간 가져다 학생들 보여줄까 싶었지만 자연이란 아무거나 가져가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그대로 자연에 돌려 보내주는 실장님의 모습을 뒤로하였다. 길가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풀의 이름을 알아서 좋았다. 돼지풀은 뽑는 것이 생태에 도움이 된다하여 뽑았으며 달맞이꽃은 외래종으로 독자적으로 주위에 다른 풀이 있지 못하게 하는 특성이 있다고 하니 왠지 다시 보인다. 인진쑥을 향내를 맡았는데 정말 향기로왔다. 칡과 다른 그야말로 쑥의 향이 은은하기만 하다. 향유는 박하맛이 났는데 꽃도 아름답고 향기로와서 기분이 상쾌하였다. 그리고 땅에 있는 고양이 소화제가 있었는데 그것을 입에 넣으니 시금한 것이 목마름이 가셨다. 그것의 이름은 개싱아였다. 물봉선은 분홍색을 보고 흰색도 보았는데 참 모습이 아름다웠다. 모양이 예뻐서 자세히 보고 그림도 그렸다. 또 예쁜 꽃이 있었는데 그것은 며느리밥풀이었다. 밥풀이라지만 정말 다소곳하고 이쁜 모양이었다. 흰색의 꽃알이 밥알처럼 보인다. 하지만 며느리밥풀이나 며느리와 관련있는 꽃은 의미가 안좋았다. 좋은 의미의 꽃이름으로 바꾸면 안될까...생각한다. 국수나무가지로 콜크를 꺼내는데 정말 국수모양이었다. 콜크를 입에 넣어보니 와인뚜껑의 느낌이었다. 신기하다. 짚신을 만들었을 짚신나물이나 끈으로 사용한 사위질방 등이 인상깊은 이름이었다. 할미밀빵도 할머니 머리처럼 하얗게 긴모양이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여름이면 녹음의 짙은 초록으로 꽃들도 색을 진하게 띄어 자신을 드러낸다고 한다. 또 작은 꽃이 무리를 이루어 피어서 곤충을 부른다고 한다. 사람의 발자국으로 자연은 죽고 살기도 한단다. 이젠 댐에 대한 이야기이다. 댐을 만들지 않고 기후 현상을 파악해 비가 많이 오면 물이 잘 빠지도록 하천의 넓이를 넓혔다는 양수리 이야기가 정말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나역시 우리동네는 물이 잘 빠져서 아무리 많은 비가 와도 고여있지 않기에 하수 시설이 잘되어 있음에 감사했다. 홍수가 넘치는 곳도 물이 잘 빠지게 하천을 넓혔다는 이야기 나무를 심었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조금만 더 생각하면 알고 있었던 것이고 실천하면 되는 일이다. 자연은 스스로를 조절한다는 이야기처럼 우리가 자연의 순리를 따라서 맞춰주고 자연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지혜인 것임을 다시 실감하였다. 지혜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돈이 많이 들지도 않는다. 우리는 자연의 순리대로 살때 적당하고 알맞게 잘 살다 가는 것이다. 천년만년 사는 생명은 없다. 있다면 나무일 것이다. 자연의 주인은 나무가 아닐까 아님 돌이거나 자연이 주인이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일 뿐이다. 욕심없이 자연을 잘 활용하고 감사히 사용하다가 자연으로 돌아가 좋은 거름이 되는 것 그것이 우리 인간의 바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살면서 더 많이 갖지 않는 소욕지족과 무소유의 삶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