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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 06-05-14

    대관령 능경봉

본문

대관령에서 능경봉이라는 1123미터의 산봉우리를 다녀왔다. 하지만 우리가 걸은 곳은 처음부터가 아니고 꽃의 세상인 봉우리의 꽃밭을 보고 왔다. 처음 출발한 곳에서 본것은 이깔나무와 잣나무였다. 이깔나무는 일본 이깔나무라고 하는데 정말 부드러운 새싹이 신선하고 아가같이 부드러웠다. 길가에 피어있는 현호색이 눈에 띈다. 길게 이빨의 뿌리모양으로 보이는 남보라색의 꽃이었다. 그리고 홀아비 바람꽃과 큰개별꽃이 흐드러져 피어있었다. 가끔 서울 내가 걸어다니는 길가에서 본 별꽃은 내가 이름붙인거지만 작고 많은 무리를 지었는데 이꽃은 큰 별모양이라 큰개별꽃이라고 하니 꽃의 세상다웠다. 작은 노란재비꽃들이 아주 많이 피어있어서 서울에서 본 큰 재비꽃들을 잊어버리게 하였다. 피나물꽃은 노랗고 둥근모양이 정말 예뻤다. 줄기를 끊어서 보니 주황색진액이 나오는데 그것을 보고 피나물이라고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오늘 본 꽃의 색은 노란색이 눈에 확 들어왔다 하지만 나는 하얗고 여린 큰개별꽃과 홀아비 바람꽃에 마음이 갔다. 마음으로 그래도 흰색이 나는 좋아하였다. 왠지 모르게 그런 생각을 하였다. 얼레지를 정말 많이 보았다. 얼레지를 본 처음 느낌은 이상했다. 무슨 꽃이 꽃잎을 모두 위로 향해있나? 되바라진 꽃이라 생각해서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그런데 정말 여러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위로올린 꽃잎이 위에서 서로 포개모여있는 것이다. 씨앗을 주욱 내밀고 있는 것이 자신의 종족을 퍼뜨리려는 것인가보다 생각하였다. 역시 설명을 들어보니 얼레지는 또는 꽃들은 거름이 풍부한 곳보다 조금 모자란듯 그리고 물도 조금 모자란 듯한 곳에서 살기위해 아주 잘 자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얼레지는 그와같은 번식을 위해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것이 5년만에 잎을 내고 7년만에 꽃을 피운다는 것이다. 그런 시기를 기다리느라 얼마나 마음이 간절했기에 그렇게 발라당 꽃잎을 올리면서까지 종족을 퍼뜨리려는 그의 특성이 갸륵하였다. 그는 뿌리를 아주 깊이 내리는데 그로 인해서 땅이 좋은 땅이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뿌리로 인해 수분과 영양분이 땅속 깊이 내려가 땅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기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땅은 많은 생물과 식물이 맘껏 살아있어야 건강함을 실감하였다. 그의 꽃잎속으로는 진한줄무늬가 있는데 벌이 그곳에 들어가면 활주로 같이 느낀다고 한다. 그렇게 생물을 유혹하는 것이다. 노랑무늬붓꽃도 흰색의 꽃인데 노란 무늬가 있어서 이름이 노란무늬붓꽃이라고 하였다. 참 아름다웠다. 홀아비바람꽃은 정말 예쁘고 흰색이 고고해서 어울리지 않는다. 나라면 그렇게 안지을 것이다. 예뻐서 그렇다. 예쁜 이름으로 불러주고 싶었다. 홀아비가 그렇게 고고하게 자신을 다스려간다는 의미를 새기기에는 참 예뻤다. 회리바람꽃 꿩의 바람꽃이 있는데 회리는 작은 몽오리들이 모여있고 꿩의 바람꽃잎은 길게 올라와서 아주 귀했다. 독초가 있었다. 잎이 넓은 모양이었는데 박새와 미치광이풀과 애기앉은부채였다. 사람들이 나물을 좋아해서 혹시라도 그것을 먹으려한다면 큰일날 일이었다. 눈에 띄게 넓은 잎을 보면 일단 먹지 말아야할것 같았다. 그런데 미치광이풀은 꽃이 다소곳하게 매력적이었지만 아주 진한검은빛나는 붉은빛이었다. 나름대로 사람을 매혹해서 미치게 만드는 꽃인가 보다하고 생각하였다. 식물의 삶의 조건을 배우게 해준 관중이라는 풀이 있었다. 정말 꽃과 나뭇잎의 자연스런 분위기에 왠지 독특하게 돌돌말아져 있는 모양이나 털이 많이 나있는것과 색깔도 갈색이 나는 그것이 풀이라니...참 신기했다. 관중도 역시 먹을 수 없는 풀이지만 그의 삶이 아름다웠다. 그는 그렇게 말아져 있는 모습에서 곧 풀의 모습으로 풀어올리는 모양이다. 그래서 겨울이되면 스스로 낙엽이 된 잎은 몸안으로 모은단다. 그런후 눈이 오면 눈과 함께 겨우내 열과 분해작용으로 양식을 삼아 지내다가 봄이오면 잎이 주욱 땅으로 내려준다고 한다. 새싹을 위한 자신의 희생인가보다. 겨울 눈밑이 따뜻한 솜이불 효과를 주어서 겨울을 잘견딘다는 관중...자신의 삶의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서 살아가는 식물의 삶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사람 역시 삶의 조건이 있음을 깨닫는다. 숲을 해설하시는 분, 우리를 그렇게 좋은 곳으로 안내하시기 위해 답사고 여러번의 연락을 해서 준비하신 실장님과 간사님...그곳을 찾아가기를 좋아하는 함께 하신분들... 그리고 각자 가정의 주인공이시고 소속된 곳에서 한몫을 하는 사람들의 삶의 조건에 의해 살아가는 모습이 다양함을 생각하면 정말 이해하면서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나는 나와 다른 조건을 무척 경계하고 다른만큼 부정적 시각으로 향하려 했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자연이 그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자연의 혜택이며 그들은 자연에게 무언가 도움을 주고있음이다. 나역시 주어진 자리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의 삶에 충실할 것이다. 오늘 함께 해주신 모든분들께 진정 다시 또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고 다음달에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