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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 05-10-24

    물한계곡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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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영동 물한계곡에 다녀왔다. 민주지산이라는 이름을 들으면서 민주주의 운동가들이 만든 산인가?하는 생각을 하며 관심이 갔다. 나는 민주주의를 위해 무엇도 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민주주의를 위해 애쓰신 분들을 생각하면...감사의 마음이다...그러나 이 자리에서 나의 솔직한 느낌을 표현하자면 이렇다. 89년 나는 서강대에 있는 연극단체에서 연극을 했었다. 물론 서강대를 졸업한 연출가가 일반 연극배우들을 모아서 연극을 했기에 서강대 상주극단이라는 이름을 붙였었다. 그때 서강대에서는 민주주의를 부르며 데모를 한참 하고 있었는데....학교에 걸어놓은 글귀가 무척 거슬렸다. 대학생이고 나라를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자신의 젊음과 청춘을 불태우는 모습은 좋지만 그들이 쓰는 말은 정말 부끄러웠다. 그것은 욕을 썼기 때문이다. 우리는 잘못을 하였어도 한 동포요 민족이다. 그리고 아무리 큰 잘못을 했더라도 그렇게 욕을 써야하는 대학생들의 의식이 잘못된 건 아닌가 생각했다. 나도 화가 나면 욕을 하지만 무척 부끄럽고 후회되고 자신이 아름답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때 내가 느낀 대학생들의 나라를 위한 글귀는 너무 부끄럽고 챙피하고 거부감이 일었었다...그런 생각을 하면서 민주지산이라는 용어를 떠올렸다. 민주주의가 자리잡은 지금 우리나라는 모두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지 깨끗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지금 우리민족의 화두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우리 서로 욕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서로 협조했으면 좋겠다. 서로 양보했으면 좋겠다. 서로 사랑했으면 좋겠고, 존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우리는 참 좋은 숲 해설가는 만난 듯하다. 어찌다 감미롭게 이야기를 하나하나 자상하게 해주시는지 귀가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최양락 코메디언의 목소리를 닮은 남자 선생님의 재미있는 말씀도 기억에 남는다. 법정스님 말씀 가운데 버릴수록 풍요로와 진다와 곡선이 아름답다는 것을 일깨워 주셨다. 동물뿐 아니라 식물도 겨울잠을 자기위해 수분을 버리고 떨겨라는 과정을 통해 잎사귀를 버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몸안에 당분을 모아서 겨울을 잘 보내고 다시 새로운 생명의 삶을 시작하는 모양이다. 우리 멋진 실장님의 말씀이 조릿대가 쓸모 없는 것이 아니란다. 겨울 동면을 한 동물들이 봄에 깨어나면 제일 먼저 조릿대에 맺힌 이슬을 먹고 기운을 차려 삶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얼마나 신비하고 멋진가? 자연에는 필요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도 필요없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음은 당연하다. 감미로운 숲 해설가는 참 많이 이야기 해주셨는데 한가지만... 소나무의 종류가 참 많았다. 해송, 강송, 적송, 춘향목, 곰솔등 많지만... 강원도 춘향역이 있는데 그곳의 소나무가 아주 좋은 소나무였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소나무를 춘향목이라고 하면 억지로 춘향목으로 쳐주어서 억지춘향이라는 말이 생겼단다. 그리고 요즘 소나무가 위협받고 있는 재선충이라는 벌레가 있는데 이 벌레는 솔수염하늘소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이 벌레는 물관을 타고 다니면서 소나무를 더 살수 없게 하지만 스스로 옮겨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이 나무를 그대로 없애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나무의 가지라도 다른 나무에 옮겨지면 그 벌레가 물관을 타고 가서 또 병이 들게 된다고 한다. 그러니 나무 하나를 잘 없애면 어쩌면 우리 소나무들이 감염되는 것으로부터 살아날 수 있을 수 있겠다. 소나무는 우리나라 사람들 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아끼는 나무여서 오래 함께 하고 싶은 애정으로 꼭 살렸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기원해본다. 단풍나무가 있었는데 단풍나무도 종류가 참 많았다. 고로쇠나무도 단풍이다. 그리고 단풍잎을 튀겨서 먹기도 한다고 한다. 단풍잎에 따라 중국단풍도 있었다. 당단풍이라고 하는데 잎이 9~11개였다. 잎이 5~7개는 단풍이고 7~9개는 내장단풍이라고 한다. 11~13개도 있는데 이것은 섬단풍이라고 한다. 단풍잎을 세면서 이름을 생각해 보는것도 재미있는 놀이가 될듯 싶었다. 처음 물한계곡에 도착해서 본 잣나무가 서있는 모습을 보고 참 곧고 반듯해서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였다. 잣나무 숲에 서서 눈을 감고 바람과 소리를 듣고 느끼는 시간은 평화로왔다. 그리고 자연에 사는 생명체들은 모두가 사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어떤 모습이든 살기위해서 그런것이라고 생각하니 이해가 되었다. 더불어 사람도 살기 위해 조건지어진 그대로 사는 것이라 생각하니 이해 못할 일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자체가 감사하고 행복했다. 함께 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