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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 05-08-04

    숲과 바다가 있는 소사나무 숲-무의도 숲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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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늦었습니당! ^ ^ 지난 7월 24일(일) 인천시 소재 무의도로 소사나무 숲기행을 다녀왔습니다. 딱 휴가철 시작 무렵이라 고심 끝에 서울서 가까운 곳으로 택한 곳이 바로 무의도 - 멀리서 바라보면 장군복을 입고 춤을 추는 형상의 섬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라네요 -였답니다. 그런데 당일 부옇게 안개가 끼어서 도무지 바다가 보이질 않는 겁니다. 아~ 섭섭!! 광화문역에서 기사님까지 40명이 출발~ 전날 저녁 3분이 못오시겠다고 하는 바람에 모처럼 자리가 빈 채로 떠났지요. 영종대교를 건서서 쌩쌩 달려서 쌩꾸미 선착장에 도착하니 8시 30분.... 버스에 탄 채로 배에 올랐나 보다 했는데 이미 도착했다고 해서 모두가 깔깔 웃었지요. 무의도 소사나무 숲기행은 서해안 일대 섬들에 자생하고 있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소사나무숲을 가까이 보고 숲과 바다를 함께 보기 위한 걸음이었습니다. 오늘의 일정은 호룡곡산을 하나개해수욕장에서 오르기 시작해 정상까지 갔다가 다시 해변으로 내려오며 여름철 바닷가 숲의 친구들과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오늘 식생 공부에 도움 주실 분은 숲해설가 이광호 선생님~ 산으로 오르는 초입에서 만난 소나무 앞에서 오늘의 일정과 눈여겨 볼 식물들에 대한 정보를 꼼꼼히 일러 주십니다. 호룡곡산의 등산로는 아주 좁고, 나무들이 우거져서 겨우 한 사람이 지나다닐 정도의 길입니다. 때문에 40명이 둘러서서 숲 이야기를 전해 듣기가 어려워 부득이 중간 중간 여유가 있는 공간을 만나면 걸음을 멈추고 선생님의 설명을 듣기로 했습니다.  요것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소사나무요, 그 앙징맞은 잎사귀입니다. 잎사귀 주위가 뾰족뾰족 한 것이 특징이라는군요. 또 줄기는 근육질인데 어린 개체에는 가시도 있었습니다. 번식력이 아주 좋아서 이리 구불, 저리 구불 멋들어진 모양을 내는 분재용 나무로 아주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드디어 널찍한 장소를 만나 이선생님의 설명에 눈은 초롱, 귀는 쫑긋 세우고 설명을 듣습니다. 이 나무는 무슨 나무인고 하니~~ 호룡곡산은 해발 246m밖에 되지 않는 언덕같은 산이긴 하지만 해발 0m에서 시작하는 섬의 산이고, 또 깔딱고개들이 적당히 있어 그리 만만한 산은 아닙니다. 참, 산을 오르는 길에 넘어진 회원님이 한 분 계셨는데... 성함을 몰라서 괜찮으신지 연락도 못해봤습니다. 걱정~  산길에서 만난 산게입니다. 사진 실력이 영............ 이해해 주시고~~~ 나무 줄기에 구멍을 파고 집을 삼아 사는 듯 했구요. 사진을 찍으려고 다가가면 어찌나 빨리 나무 줄기를 옆으로 타고 오르는지 겨우 찍었건만 결국 흔들리고 말았네요. 산에서 만난 게! 참 신기했습니다.  해안가에서 잘 자란다는 청미래덩굴입니다. 이 녀석은 웬만한 숲에서는 자주 볼수 있기도 한데요.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게다가 우리 몸의 독소를 배출시켜주는 효과가 있다고 해서 잎사귀며 꽃으로 차를 우려마시기도 한답니다. 예전에는이 잎사귀로 떡을 싸서 가지고 다니며 먹기도 했다네요.  무사히 산을 내려와 해안가로 들어서자 반겨주는 이 녀석~ 순비기나무랍니다. 특이하게 나무 줄기가 땅으로 기듯 자라 해안가 자갈들을 덮듯이 나무가 번져 있고 거기 그림같은 잎사귀하며 푸른색 꽃이 얼마나 곱던지요.... 사람 손을 많이 타 웬만한 해안가에서는 보기 힘들게 되어 버렸다니 안타깝습니다. 참, 사진을 못 찍어 아쉽습니다만 해안가에서 살짝 숨어든 숲에서 우리는 맛나게 점심을 먹었구요. 거기서 자연을 소재로 한 시 - 생태시 -를 낭송하는 시낭송회도 열었습니다. 참 묘하데요. 그냥 혼자 눈으로 읽는 시보다 이웃의 정겨운 목소리로 듣는 시의 구절구절이 절절히 가슴에 닿는 것이 기막혔습니다. 강순옥 님의 단소 연주도 좋았구요  해안가에서 만난 또 한 녀석! 해당화 빨간 꽃이 지고 난 자리에 새초롬히 맺힌 주황색 열매입니다. 꼭 방울토마토 같은 모습의 열매 맛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언제 먹어 볼거나~~ 이렇게 일정을 모두 마친 우리는 해수욕장에서 40분의 자유시간을 누렸습니다. 저기 멀리 나가버린 수평선을 따라 바다로 향하는 사람, 덥고, 힘들다고 버스를 향해 일찌감치 발길 돌리는 사람, 해안가 그늘에서 마냥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 등등........ 모두가 제 나름의 하루를 보냈습니다. 정상을 향한 산행이 아닌 느린 걸음으로 온 몸으로 숲을 느끼고자 마련한 맑고 향기롭게의 숲기행이 오늘은 다분히 산행인양 진행된 감도 없지 않지만..... 기억해 주십시오. 자연은 우리가 보는 만큼, 느끼는 만큼, 맛보는 만큼 보이고, 느껴진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8월의 숲기행지는 경남 함양의 상림과 지리산 자연휴양림을 둘러보려 합니다. 그때도 반가운 얼굴들 다시 뵙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