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사 모니터링 때 일입니다. 수학여행을 왔다는 중학생들과 만났습니다. 안양에 있는 ㅇㅇㅇ학교라는데 월정사 앞으로 흐르는 계곡물가에서 아이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조요한 숲을 뒤흔들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의 싱그런 웃음이라고, 저때가 얼마나 좋은 때인지 알른지 모르겠다고일행들은 부러운 듯 한 마디씩 했습니다. 우리들의 그 때 그 시절도 뒤돌아보면서..... 숲길 끝까지 다 걷고나서 주차장 쪽으로 가느라 개울물을 건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웬일입니까? 일회용 도시락이, 물병들이, 반찬들이 개울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다 먹지도 않은 채.... 그 뿐이 아닙니다. 주차장 쪽으로 올라가고 보니 사정은 다 심했습니다. 쓰레기장에는 "즐거운 수학여행"이라고 적힌 도시락 담았던 종이상자들이 쌓여있고 선생님용이라고 적힌 스치로폼 박스들에서는 밥이며 반찬들이 그대로 담겨진 채, 김치는 김치통째로 버려져 있었습니다. 주차장 여기정기 마구 버린 팻트병들은 차바퀴들에 뻥뻥 소리를 질러대고 나이든 청소부 아저씨와 아주머니 두 분이 그 많은 "즐거운 수학여행"의 뒷처리를 하고 계셨습니다. 이런 여행을 통해 우리의 아이들이 배운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지 가슴이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