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험~ 지송합니다. 진작(6월 9일)에 모니터링은 다녀와 놓고 보고는 이제사 합니다. 워낙 사람이 게을러놔서.... 그래도 어디 함께 강원도 땅으로 떠나가 볼까요~ 사실 계방산을 계획했었는데요. 2기 팀원들은 아직 유치원생 수준인데 그 험한 산을 오르며 식생 탐사를 한다는게 무리다라는 최쌤의 의견을 좇아 오대산으로 행선지를 바꿨습니다. 월정사 담 밑 언덕배기에 조로록 피어 있는 녀석들을 발견했습니다. 줄기를 뺑 둘러 꽃을 피운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요~ 근데 이름이 광대수염이라네요. 왜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긍금.... @ @) 월정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햇살을 받아 하얗게 빛나는 뜨락 여기저기에 무지 잘 손질된 나무들이 보입니다. 이 단풍나무는 적광전 옆에 서 있습니다. 자연스런 자기 모습이 아쉽습니다. 4-5년 전 쯤에 왔을 때는 보지 못했던 광경입니다. 적광전 앞 탑 주위에 벌개미취를 심어 놓았네요. 가을이면 일시에 연보라빛 꽃을 피워낼텐데.... 탑과 꽃이라..... 진영각 앞에는 금송 어린 나무들이 몇 그루 심어져 있었습니다. 노란빛이 도는 금송들이 튼실한 줄기를 자랑할 그날은 언제쯤이나 될는지 그때 다시 와 봐야겠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월정사 큰법당 뒷편에는 울창한 솔숲이 보이건만 그 아래쪽 풀밭에는 사스타데이지(국화과 원예종으로 봄에 꽃을 피움)가 계절을 비웃듯 하얗게 무리지어 피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원예종이라서가 아니라 국화과 식물인데... 가을이 아닌 여름에 피어나 있는 모습이 웬지 서글러보입니다. 저만의 감상일까요? 월정사에서 상원사 가는 길에서 만난 개다래나무에 대해 녀석이 자기도 꽃을 피웠다는 소식을 곤충들에게 전하기 위해 잎사귀를 일시적으로 희게 변색시킨다군요. 게다가 꽃이 다 지고 나면 잎이 다시 녹색으로 제모습을 찾는다는데요. 그 신기한 얘기를 듣고 있는 2기 팀원들의 저 눈빛~ 초롱초롱 하지 않습니까~! 바로 이것이 개다래나무의 하얗게 변색된 그 잎사귀입니다. 참, 식물들의 놀라운 삶의 방식입니다. 솔직히 저를 비롯한 2기 팀원들은 한결같이 나뭇잎이 병이 들었는 줄만 알았거든요. 상원사까지 걸어가려고 했던 계획을 또 바꿨습니다. 뭐, 현장 사정에 따라 그때 그때 달라질 밖에 없긴 하지만 워낙 더운 날씨에, 뙤약볕이고 차들도 많이 다녀서 그리고 뭣보다도 배꼽시계가 울어대서 바로 옆 동관음암까지 1.9km를 답사하고 되돌아서 그 유명한 월정사 전나무숲길을 걷기로 했습니다. 쭉쭉빵빵 하늘을 향해 두 팔을 쫘악 벌리고 선 전나무들! 그 느름한 기개에 한껏 소리라도 질러대고 싶었습니다. 앞을 보고 걷다가 문득 올려다본 하늘에도 저렇게 전나무들이 제자리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월장사와 동관음암 오르는 길에서 자주 마주친 함박꽃나무의 함박 웃음 짓고 맞아주는 꽃의 모습니다. 하얀 꽃잎하며 그 속에 쏘옥 들어가 앉은 수술, 암술까지 보기만 해도 절로 입이 벙글어집니다. 너무 예뻐서, 너무 향이 좋아서, 너무 싱그러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