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맑은 6월의 첫 일요일. 처음으로 중학생 아들을 데리고 자제정사 봉사활동에 참가하였다. 아들과 함께 잘 자란 잔디 위에 앉아 잡풀을 뽑으며, 모처럼만에 많은 얘기도 나누었다. 말과 생각하는 것이 갑자기 많이 성숙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날씨가 조금 덥기는 했지만 함께 참석한 분들과 나눔에 참가한다는것이 참으로 가슴 뿌듯한 일이었다. 자제정사 주변에 잘 가꾸어 다듬어진 잔디를 보면 마음껏 뒹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도록 깔끔하다. 잡초를 뽑다가 잠시 커다란 느티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을 때, 연세가 제일 많으신 보살님이 오셨다. 이토록 넓은 곳에 잔디를 잘 가꾸어 멋있다고 했더니 처음 잔디를 심을 때 어려웠었던 이야기를 하신다. 자제정사를 지어 주변을 가꿀 때 지금 앉아 있는 이곳으로 흙을 날라 잔디를 심고 할 때 정말 힘들었다며, 옆에 앉은 젊은 처녀(?)를 보고 그때는 어렸는데 고생하지 않았냐고 묻는다. 그 때는 지금처럼 봉사자가 많지도 않았고, 일일이 힘을 들여 작업을 하느라 고생을 했다며, '지금 봉사하러 오는 분들은 그저 산책하러 오는 기라' 하신다. 잘 가꾸어진 잔디와 나무를 보면 그 당시 힘들었던 때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것 같다. 오랫동안 자제정사에서 봉사활동을 하신 분들은 정말 모두 보살이시다. 건방지게 생각할지는 몰라도 모두를 칭찬하고 싶다. 나 또한 늦게나마 이 분들과 봉사활동에 참가할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늦게나마 그날 함께 하셨던 봉사자분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