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타니파타
2월 세째주 책읽기 모임
‘화살’
한낮의 햇살은 영춘화 작은 꽃봉오리를 간지럽히는데
살갗을 스치는 바람은 아직
두꺼운 외투를 꽁꽁 감싸게 합니다.
그래도 봄은 서서히 우리 곁에, 우리 마음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때때로 눈 앞에서 순식간에 변하거나,
혹은 계절이 바뀌듯 서서히
모든 것은 변해갑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둣이
우리들 삶도 분명 어느 시점이 마지막일 것입니다.
유한한 삶을 살아가며 좀 더 평안하게
지혜롭게 살 수 있다면…
많은 글 속에 ‘두번째 화살’이라는 표현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두번째 화살’이란
스스로 지어내는 번뇌와 망상을 의미합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넘어져 울고있는데
‘왜 그 길로 갔느냐’
‘똑바로 보고 다녀야지’
‘새 옷인데 이렇게 더렵혀서 어쩌냐’
‘어쩐지 나오기 싫었다’… 는 등등.
첫번째 화살이란 넘어졌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면 그냥 우는 아이를 일으켜 세워주고
더럽혀진 옷을 털어주면 됩니다.
두번째 화살은
스스로 지어내는 감정의 상태,
즉 번뇌 망상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행위에 의해 존재하며,
사람들도 이 행위에 의해서 존재합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행위에 매여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행위에 의해서 농부가 되고, 기술자가 되고,
상인이 됩니다.
귀한 이, 어리석은 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현자(賢者)는 이와같이 행위를 있는 그대로 보는 자 입니다.
연기(緣起)를 보며 , 그 행위와 그에 따른 결과를 잘 알고 있습니다.
겨우내 안으로 안으로 새 순을 가꾸어온 나무들.
이제 곧 파릇한 싹을 피울 수 있다는 결과를 잘 알기에
긴긴 겨울을 이겨낼 수 있었을겁니다.
<집에 불이 난 것을 물로 꺼 버리듯,
지혜로운 사람들은 걱정이 생기면
이내 지워 버린다.
마치 바람이 솜털을 날려 버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