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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 11-04-19

    맑고로 온 편지 - 신성희 / 장학금(2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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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2011학년도 학산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3학년, 신성희 라고 합니다.

다시 몸을 움츠리게 만들던 꽃샘추위를 이겨낸 온갖 초목이 약동하는 이 봄에 인연을 맺게 되어 무척이나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고 소박하지만서도 이렇게 정성을 들여 글을 쓰는 이유는 저에게 장학증서를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와 죄송함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몇 일전, 저의 담임선생님이신 박만호 선생님께서 저에게 법정스님이 쓰신 ‘맑고 향기롭게’ 라는 책과 함께 장학증서를 건네주셨습니다.

무엇이든지 일단 잡아보고 싶다는 간절함과 안타까움을 가슴에 품은 채 장학금 신청을 했었던 저는 그것들을 전해 받고 나서야 한결 시름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마다 고민을 품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노력은 하고 있으나 그렇게 좋지 못한 성적을 가진 저는 언제나 가족에게 미안함을 품고 있었습니다. 저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는 가족에게 항상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저에게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천, 수만번을 감사하다고 말해도 저의 이 고마움은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우습게도 겉으로는 물질적인 것에 관심이 없는 척 했던 제가, 여러분들의 물질적인 도움을 받고서는 비로소 안심하고 기뻐하며 들떠있습니다. 저에게 도움을 주신 여러분들께 드릴 이 편지를 쓰는 와중에도 저는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한 채 떨리는 마음으로, 떨리는 손으로 보잘 것 없는 마음을 새기고 있습니다. 이런 감사한 마음과 함께 죄송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혹시나 제가 여러분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 아닌지요. 비록 저도 힘든 상황에 놓여있어 여러분들의 손길을 받게 되었으나 왠지 느껴지는 이 죄송함에 달리 무슨 말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런 감정을 느낀 만큼 지금 제가 가속에 품고 있는 이 각오를 간직한 채 다시 한 번 일어서겠습니다. 철없던 한 때, 많은 잘못과 실수를 저질러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했던 저이지만 이렇게 소중한 인연을 제게 주신 여러분들의 힘을 얻어 제가 원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을 드림과 동시에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와 같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어 여러분들의 도움을 받은 학생들이 서로 모였었던 장소에 가지 못했음을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변명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좋지 않아서 참가할 수가 없었습니다. 상황이 좋지 않아 힘들수록 그런 고통을 딛고 시련을 이겨내며 경건한 마음으로 그 소중하고 감사한 자리에 참가했어야 하는데.... 이런 후회를 하는 저이기에 당당히 할 수 있는 말이 없지만 그래도 죄송하다는 말과 감사하다는 말은 꼭 전해야한다고 느꼈으므로 이렇게 글을 써 봅니다. 다시 한 번, 저에게 큰 기회를 주신 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말을 마쳐봅니다.

항상 평화가 가득하길 바라며 설령 어떤 고난이 온다고 해도 굳건한 마음으로 그 고난을 이겨낼 수 있길 기원합니다.

2011년 학산여자 고등학교 3학년 신성희 올림

" 맑고로 온 기분좋은 편지입니다. 먼저 편지내용을 올린 점 신성희 학생에게 양해를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