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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 10-05-20

    5월 길상사-맑고향기롭게 주말선수련회(신참반) 소감문

본문

어두운 동굴에서 혼자, 길을 잃고 헤메고 있습니다. 너무도 두렵고 외로운 시간이지만, 주변엔 아무도 없습니다. 들을 이가 없기에 울어도 소용이 없을테고, 그래서 눈을 감아봅니다.

눈 감으니 보입니다.

푸른 나무가 우거진 숲과 아름다운 뜰이.

맑은 바람이 머리칼을 날리고, 고운 새 소리도 들립니다.

오월의 모란은 우아한 향기를 뿜어 냅니다. 이제 눈을 뜨면 다시 어둠이겠지만 마음 속 한 구석에 작은 꽃씨 하나 심어봅니다. 싹이 틀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늘은 설레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오늘만큼은.

-인욕반, 안00


혼자 정리하고 쉬고 싶은 마음으로 선수련을 신청했고 명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이 되겠다 싶은 기대로 참석하였습니다. 아이와 같은 열린 마음으로 궁금해 하지 않고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한 수련이었지만 사실 '禪'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막연함에 혼자 답답해 하기도 하였습니다. 입을 다물고 내 안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어려운 세상에서 제대로 묵어하고 픈 욕심도 있었고요. 간간이 다른 종교의 침묵 피정을 다녀온 적도 있었지만 끝까지 묵언하기는 쉽지 않았는데 이번 수련의 침묵은 어린아이들 돌봄과 같은 세세한 손길과 안내가 있어 사실 겸연적은 가운데에서도 끝나는 시간까지 정진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작은 일도 이루고 나면 한동안 좋은 기억으로 향기롭습니다. 또 한 가지 깨달은 것은 눈을 감았다 떠서 보려하니까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여전히 희미하지만 눈 뜨고 보려하는 각성으로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인욕반, 홍00


1박2일이란 시간이 짧게 느껴집니다. 특히 촛불명상과 108배를 할 때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숫자를 속으로 세며 죽을 것 같이 다리가 아프던 그때와 너무 느낌이 달라 신기했습니다.

-정진반, 임00



아침 시간에 이토록 많은 일을 끝내고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예불을 하고 청소를 하고서도 상쾌하게 아침을 먹고, 교리를 들었습니다. 주말에는 으레 늦잠과 많은 일을 미루며 지냈는데 일찍 일어나 아침과 함께 한 생활은 앞으로 제 삶에 꼭 적용 해 볼 것입니다.

아까 질문시간에 정말 108배를 한 것이 맞느냐고 여쭌 것이 저였습니다. 시간이 너무나 빨리 흘러 합장하고 반배하고 어리둥절했습니다. 108번 절을 한다는 것이 너무 큰 부담이었는데... 왠일입니까? 이렇게 깊이깊이 묵상하면서 아침의 위대함도 느꼈습니다.

무소유를 배워야 하는데 이렇게 많이 배워가도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데, 오늘 제 구슬을 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진반, 이00


TV방송을 통해 주지스님을 우연찮게 뵙고 예사롭지 않은 그 눈빛에 이끌려(^^) 길상사 선수련회를 선택했습니다. 맑고 향기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진반, 마00


이번 수련회가 세번째 인데, 올 때마다 길상사는 저에게 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5월은 봄이라 그런지 행사도 많고 주변경관도 좋아 사실 수련하는데에 집중이 잘 되질 않았어요 핑계같지만요. 겨울 수련회에서는 없었던 영상자료들이 보충된 것 같아 훨씬 이해하기 빠른 것 같습니다.

-정진반, 김00


아직도 가슴을 울리는 법고 소리는 장관이었습니다. 돌아가서도 법고 울리는 소리가 귀에서 울릴 때마다 108배와 참선을 하겠습니다.

-지계반 정00


지금까지 너무 많은 것을 누리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에 감사하지도 않았구요. 어젯 밤 법고를 치시던, 이제 막 출가하신 듯 한 스님의 미소를 보고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이루려고 했던 자신이 초라해졌습니다. 부처님의 미소를 지으시던 그 스님을 보면서, 그 무엇이 저런 미소를 짓게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은 조금 변화된 마음가짐으로 살 것 같습니다.

-인욕반, 정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