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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 04-08-08

    2차 선수련회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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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에 수덕사 선수련회를 다녀왔었고 이번에 두번째였습니다. 너무 게으르게 살아왔던 저를 반성하고 많이 달라질 수는 없겠지만 저에게 하나의 자극을 주어 잔잔한 변화를 줄수 있기를 기대하고 선택했던 길상사. 맨첨에는 서울에 있는 절이니까 어수선하고 산사같은 기분이 안나서 뭔가 수련하는 기분도 안 날것 같아 갈까말까 망설이기도 했었습니다. 정말,얼마남지않은 휴가를 포기하고 어려운 시간 내는 건데 후회하면 어떡하지...이런 생각들... 그런데 하루를 보내자 마자 그런 우려는 다 사라져버렸습니다. "一切唯心造" 라- 모든 것이 다 그렇겠지만 밖의 사물을 바로보는 것은 나의 몸이 아니고 마음이다. 마음은 그 다스리기 나름이다. 입재식후에 어느덧 담담히 나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주제넘지만 감히 제가 봤었던 스님들은 어떻게 비춰졌는지 간단히 써봅니다. 덕조스님: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절로 고개숙이게하는 카리스마가 물씬 풍겨나시는 분. 강석스님:보이거나 보이지않거나 묵묵하게 선수행을 하지만 그 내면에 따뜻함이 많으신 분. 지산스님:딱딱해질 수 있는 선수련회의 분위기를 웃음으로 잘 조율하는 어려운 역할을 잘 해내면서 다가가기에 벽이 없어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으신 분. 저에게 가장 힘들면서 인상깊었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쉴새없이 계속되었던 참선과 1080배였습니다. 전생에 업이 많은 탓인지 다리가 뻣뻣하고 허리가 약간 굽어 있어서 무척 힘들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특히,1080배, 풀코스 마라톤을 3번정도 완주한 적이 있어서 1080배는 그냥 쉽게 할 줄 알았지요. 2시간지날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거의 900배정도가 가까워오니깐 이것 장난이 아니더군요. 체력으로 하는 게 아니구나. 이것도 信心이 없이는 ... 아무튼, 신체적으로 아픈것들을 잊어버리고,잡념으로부터 나 자신을 올곧게 바로 잡으며 화두에 열중할 수 있기는 제게 너무나 벅찬 수행이었죠. 하지만, 전 악으로 깡으로 버텼습니다. 다리가 끊어질 것 같았지만 죽비치기전까지는 다리를 절대 풀지않았고 1080배도 온전히 다 끝내었지요. 전, 이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克己할 수 있었던 것 만해도 앞으로 좀 더 자신감있고 열정적으로 살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좋은 기회를 주셨던 덕조스님,강석스님,지산스님,자림스님,지묵스님 그리고 뒤에서 묵묵히 수고많으셨던 자원봉사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같이 수행하셨었던 2004년 하계 2차 여름선수련회 도반여러분들, 너무 수고많으셨어요. 오늘 3차 수련회가 또 시작되는군요. 오늘 시작하시는 분들, 화이팅!!! 모두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