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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 04-06-29

    드뎌 다녀왔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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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선수련회를 가게 되었습니다. 틈틈히 홈페이지만 기웃거리다가 정말 가야 하게 되니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성대 입구에 도착하니 허둥대지기까지 했습니다. 넉넉히 출발했다고 생각했는데, 버스가 잘 안 와서 조급하기까지 하고 결국 택시를 타고 훌쩍 들어가보니… 정말 왔구나… 혼자서 암껏도 못하는 내가 뭔 갈 할려고 드뎌 왔구나…기쁨과 두려움과…. 먼저 다녀오신 분의 후기를 보고 면티도 준비하고 양말도 잘 챙겼는데 이렇게 긴장될 수가… 어느 분의 후기에 터프한 경상도 스님을 수련후기에 적으셨는데 대번에 알아봤습니다. 현장스님…목탁을 드시자 마자 채가 부러져 버렸음다…방금 계룡산에서 수행하고 내려오셨다는 말씀에 묵언도 잊고 하하 웃을 뻔 했음다… 현장스님의 차수와 공양예절을 지켜 달라 당부하신 말씀은 참 좋았습니다. 사실 멋적어 잘 안되었으나 해보니 저절로 경건한 맘이 생기더군요.. 현장스님께서 한가지라도 더 당부하시고자 하는 열정적인 모습에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마음의 밭이 중요하신단 말씀…. 해보지 않고 어찌 알겠냐는 말씀…. 사실 이번 선수련은 제게 시작과 같다는 생각입니다. 좌선의 시간을 프로그램을 통해 알고 갔고 기다렸습니다. 좌선 시 자세와 혀, 고개, 시선, 어깨, 다리… 참 쉬운 거 같으나 잘 모르겠던 것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토요일 저녁 좌선시간은 저녁 녘의 그 느낌이 좋았습니다. 텔레비전도 없고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도 없고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도 없고 해야 할 설거지도 없고 그저 조용히 저녁이 오는 그 자체를 실컷 느끼고 싶었습니다. 참 좋다… 이 말 밖에…. 선풍기를 끄고 자연의 바람을 기다리며 내려앉는 어둠을 느껴가는 시간이 자유로움 그 자체라 할까요..자연과 내가 하나가 된 듯….한…. 일요일 아침 좌선시간은 최고점이라 해야 하나요.. 군더더기 하나 없이 바로 정진.. 그대로 몰입하지 않을 수 없는, 힘든 만큼 채워지는 뭔가를 느낄 수 있었던 강도 높은 좌선이었습니다.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갖게 한 것은 이끌어주신 강석스님의 기운과 도반님들께서 함께하였기 때문인 듯합니다. 더 많은 느낌을 전하고 싶으나 직접 가서 느끼시길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참, 부부가 같이 오셨는데 보기 좋았고 부러웠습니다.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이 있겠지만 변할 줄 아는 모습 또한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저도 좋은 모습으로 변하고 싶은데 하루도 안가 흐트려졌습니다. 이를 어찌하면 좋을지 화두로 잡아도 될까요 ? 인욕반4번박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