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마침 10월25일이 결혼19주년 기념일이라 참석하는 당일날까지도 참석여부가 고민도 됐지만 나 때문에 선수련회 기회를 누리지 못할 누군가 한분을 생각하며 길상사로 향했습니다. 바쁜 마음에 덜컥 택시를 집어 타고보니 그 날 마침 이라크 파병 반대 집회 때문에 3시가 다 되어 설법전에 도착해 덕조 주지스님의 입재법문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회향식 때 주지스님의 법문을 듣눈순간 지각 참석이 더욱 아쉬웠습니다. "여러분, 어제 이시간에 제가 말씀드렸듯이, 수련기간 동안 좌복위에서 온전하게 누리셨습니까?" 이 말씀 한마디 듣고 수련에 임했더라면 좀 더 주도적인 자세로 고통도 덜했을텐데 말입니다. 지난 여름 수련 경험으로 차수와 묵언은 자연스러웠지만 좀 더 업그레이드 된 좌선 시간 50분은 역시 고통스러웠습니다. 선원장이신 지수스님의 말씀이 쟁쟁하더군요. 모든행복은 고통도 그만큼을 수반한다는... 어려웠던 만큼 이상의 보람으로 마음은 한없이 가벼웠습니다. 이번 수련회를 계기로 매일매일 짧은 시간이라도 정진할것을 약속하시는 법우님도 계셨습니다. 아무쪼록 어려우신 가운데에도 다각적인 방법으로 수련회를 이끌어 주시는 길상사스님 그리고 자원봉사자님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이 가을, 단풍의 유혹도 물리치고 주말도 반납한 채 수련회에 함께 동참해 주신 도반들께도 고마움을 느낍니다. 수련회의 모든경험을 자양분삼아 열심히 열심히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