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만(智潭)
수련회 신청을 하고도 참가 당일까지 망설였다 默言, 참선, 1080배 모두가 도달하기 힘든 피안의 경지 같았다. 默言, 생각만큼 어렵지 않았다. 나 자신이 약간은 내성적인 탓에 처음만나는 사람과 쉽게 대화를 주고 받지 못하니까 참선, 나에게는 고통이었다. 나는 구조적으로 결가부좌가 안된다. 그나마 반가부좌를 해도 10분만 지나면 무릎에 통증을 느낀다. 둘째날까지는 그래도 참선을 하며 집중을 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화두는 안떠오르고 가족들에게 잘못한 일들만 떠오른다. 셋째날은 무릎 통증탓에 10분도 집중하기 힘들었다. 1080배, 쉬울것 같았다. 설마 마라톤 완주보다 힘들겠는가? 지난20일 땡볕에서도 마라톤풀코스를 완주했는데...... 오후에 덕원스님이 말씀해주신대로 무릎을 꿓고 않으니 통증이 많이 완화되었다. 음악회 시간에도 무릎을 꿇고 않았다 폈다 하며 무릎 통증을 다스렸다. 시작은 좋았다. 절의 횟수가 늘어날 수록 무릎도 부드러워지는듯 했고 힘도 생겼다. 둘째시간이 끝나갈쯤 약간씩 무릎에 부담이 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셋째시간 10분쯤 지나자 갑자기 양무릎 외측의 장경인대 부분에서 엄청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절을 했으나 금방 통증 때문에 무릎이 무너져 내렸다. 업드려서 잠시 쉰후 다시 하려고 했으나 도저히 무릎이 구부려 지지 않았다. 계속 무리를 하다가는 휴유증이 오래 갈 것같았다.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몸으로 하는일을 마무리 못하고 끝낸적이 없었는데...... 30분 동안 서서 석가모니불만 외치고 말았다. 옆에서는 맑고 향기롭게 여성 자원봉사자 세분이 자세하나 흐트러짐없이 1080배를 끝내가고 있었다. 허무함이 밀려왔다. 마무리, 무엇을 경험했는지 모르겠다. 모든 일들이 한여름 꿈인듯하다. 아직도 매미소리가 귀에 맴돌고 새벽잠을 깨우는 목탁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밥 먹을때마다 천수물과 천수통 생각이 난다. 아직도 꿈결에 덕원스님의 법문이 들리는 듯하고 무의식중에 삼귀의를 웅얼거리게 된다. 차담시간에 호명된 사람들이 소감을 말할때는 왜 내가 눈물이 나려고하는지 지금 이 순간에도 왠지 모를 복받침에 눈물이 나려고한다. 성불하십시요, 주지스님, 덕원스님, 지산스님, 현장스님, 강석스님 뒤에서 묵묵히 봉사를 해주신 맑고향기롭게 자원봉사자 여러분들 묵언을 수행하며 마음으로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해 주신 참가자분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모두 모두 성불하시기 바랍니다. 선수련회에서 만난 모든 분들이 부처님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