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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12-17

    [남도일보] [사람&스토리]"스스로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봉사합니다" - 2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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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스토리]"스스로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봉사합니다"

  • 기자명 박정석 기자  
  •  입력 2024.11.17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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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지 (사)맑고 향기롭게 광주지부 운영위원장
도시락·천원 밥상·한글 교실 등
지역사화서 40년간 이웃 나눔 선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대통령상’

 

이금지 (사)맑고 향기롭게 광주지부 운영위원장

이금지 (사)맑고 향기롭게 광주지부 운영위원장

"가족들의 이해와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껏 봉사하긴 어려웠을 겁니다."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 무렵부터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따뜻하게 보살핀 이금지 (사)맑고 향기롭게 광주지부 운영위원장의 지난 소회다.

이 위원장이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에 뛰어든 것은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은행원으로 일하던 그는 1975년 결혼과 함께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가정주부로서의 삶에 전념했다.

하지만 어렸을 적부터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쉬이 지나치지 못했던 성품이 ‘봉사 대모’로의 길로 스스로를 이끌었다. 가족들이 집을 비우기라도 하면 요깃거리와 집안 살림을 주변과 나눠 "날아가던 새도 불러서 먹일 아이"라는 말까지 듣곤 했다고 한다.

그는 1984년 당시 지금은 사라진 광주 동구청 자원봉사회와 함께 (사)행복재활원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어려웠던 형편 탓에 물질적인 지원 이외에 아동 및 노인 복지시설을 돌며 빨래와 청소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 달려가 온정을 전했다.

이후 1997년에는 (사)맑고 향기롭게 광주지부를 창단하면서 소외된 이웃들의 끼니 걱정을 덜어주고자 매일같이 정성 가득한 식사를 준비해오고 있다.

평일 오전 8시부터 50여 명의 봉사자들과 교대조를 이뤄 도시락을 비롯해 밥과 국, 반찬 3가지로 구성된 80인분의 ‘천원 밥상’을 제공하고 있다. 도시락은 북구 각화동의 영세민들에게 배달되며, 천원 밥상은 동구 산수동에 자리한 광주지부 식당에서 인근 저소득·고령층을 대상으로 한다.

이금지 위원장은 "고령층의 경우 집에 혼자 있으면 점심을 자주 거르기 때문에 점심식사를 준비하게 됐다"며 "조미료를 일체 첨가하지 않는데 맛있다고 칭찬해주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국에 쓰이는 된장도 봄에 직접 담그는 데 맛있는 드시는 분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이 자체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도시락 나눔을 시작할 때만 해도 100개를 준비했는데, IMF를 겪으면서 80개로 수량을 줄인 이후 늘리지 못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부침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식사 이외에도 장학생 추천을 통한 지역 우수 인재 양성, 환경 보존활동, 라오스 해외 봉사 등으로 봉사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제18회 자원봉사자의 날을 맞아 열린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동구에서 20년 만에 대통령상 수상자가 배출되며 지역의 큰 경사였다는 후일담도 이어졌다.

앞서 같은 해 5월에는 동구 관내에서 1만 시간 이상 자원봉사자에게 주어지는 ‘아름다운 이웃 문패’를 전달받기도 했다.

그는 올해 개설한 ‘어머니 한글교실’의 기존 정원(15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끝으로 이 위원장은 40년 가까운 봉사 인생의 가장 큰 공로자 중 하나로 가족들을 꼽았다. 1년 365일의 대부분을 지부 사무실에서 보내다 보니 가족들의 이해가 반드시 필요했다고.

그는 "필요한 집안일은 다 해놓고 외출하지만 많은 시간을 바깥에서 보내기 때문에 가정 내 빈 자리가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나 좋자고 하는 봉사 때문에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크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또 "앞으로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봉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정석 기자 pj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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