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3일
ㆍ길상사에서는 오전 4시부터 설법전에서 분향이 시작되어 종일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ㆍ송광사에서는 오전 10시부터 108번의 범종소리와 함께 문수전에서 법정스님의 법구가 이운되었다. 법구는 길상사를 떠나던 모습 그대로 대나무 평상에 모셔진 채 가사를 덮은 상태였고, 법구는 대웅전을 한 바퀴 돌고 대웅전 앞에서 부처님께 마지막 3배를 한 후 다비장으로 향했다. 법정 스님의 뜻대로 만장도 꽃상여도 없이 &‘비구 법정&’이라고만 쓴 위패와 영정 뒤로 학인 스님들이 법정스님의 법구를 들고 각계각층의 인사 등 수 많은 추모객들이 뒤를 따랐다.
ㆍ오전 11시 쯤 법구는 다비장에 도착한 후 참나무 장작더미로 위에 놓여졌고, 11시 40분 쯤 굵직한 참나무 장작 밑으로 9명의 스님들이 일제히 “법정 대종사! 불 들어갑니다!” 라는 소리와 함께 거화봉(炬火棒)을 대는 순간 곧바로 거센 불길과 연기가 피어올랐다. 거화봉은 조계종의 어른스님들과 상주격인 법정스님의 상좌들, 송광사 관계자 등이 잡았다.
ㆍ조계산 언덕에 모여든 1만5천여 추모객들은 “스님 나오세요, 불 들어갑니다” “스님 뜨겁습니다, 빨리 나오세요”라며 애통해했고, “나무아미타불" 반야심경, 신묘장구대다라니경 등을 염송하며 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인화대 주변의 스님들도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스님을 깊이 애도했다.
ㆍ거화 의식을 마친 후 길상사 주지 덕현스님은 대중을 향해 “스님을 잘 못 모시고 이렇게 보내드려서 죄송하다. 스님은 지금 불길 속에 계시지만 스님의 가르침은 연꽃처럼 불길 속에서 다시 피어날 것이다”라고 말하며, 추모객들에게 &‘화중생련(火中生蓮)&’을 같이 외치자고 말했다.
ㆍ언론에서는 이날 송광사에 3만 여명이 모였고, 다비에만 2만 여명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불교TV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비식을 생중계했다.
ㆍ전날 밤 12시 20대의 버스로 길상사를 출발, 새벽에 송광사에 도착한 길상사 신도 8백여명은 간단히 여장을 풀고 오전에 거행된 다비식에 참여하였다. 송광사에서 점심공양(주먹밥) 후 차는 오후 3시에 출발했고, 오후 7시 반 서울 한성대입구역에 도착한 후 해산하였다.
ㆍ길상사에는 종일 언론사 기자들이 취재차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