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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 13-05-31

    “지금도 스님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 법정스님 2주기 추모 기고 -201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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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스님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법정스님 2주기 추모 기고

데스크승인 2012.03.12 16:07:50 이계진 | 방송인ㆍ전 한나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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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길상사 행지실에서 법정스님과 이계진 전 국회의원.스님! 사바세계를 맑고 철저한 수행자로 사시고, 피안의 언덕으로 가셨으니 분명 기뻐해야할 일인데 지금도 스님 생각하면 눈물이 나려하니 웬일입니까. 벌써 2년 전, 바람 끝이 아직 차던 그 봄의 기억 때문에 올해도 그 마음은 허전합니다.

스님께서 병상에 계시던 무렵 저는 ‘선거’라는 세속의 진흙 구렁에 서있었지만 다시 일어나시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생각에 틈을 내어 스님의 병상을 찾아 ‘겨우’ 두 번의 문안을 드렸을 뿐입니다. 그것이 마지막 만남이었습니다.


스님은 제게 부모의 존재와 같으셨고 또 일생 맑고 향기로운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 스님의 유발 상좌인데 말입니다.


스님! 오늘, 세상이 어지러워서인지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스님을 그리워합니다. 그러나 저의 생각은, 부질없는 그리움보다는 가르침을 실천하며 살아가겠다는 몸짓을 보이는 것이 더 소중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뜻에서 저는 오늘 스님을 추모하는 이 글 마당에서 ‘세 권’의 책이야기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질없는 그리움보다는 가르침 실천하며 살겠다는


몸짓을 보이는 것이 더 소중하지 않을까 합니다


첫째, 현대 한국불교의 새로운 경전(經典)이라고까지 일컫는 스님의 책 <무소유>를 다시 꺼내 읽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읽되 ‘육신의 눈’으로 읽지 말고 ‘새벽처럼 깨어 있는 마음의 눈’으로 다시 읽어 보자는 것입니다.


스님, 그리하여 그 수많은 독자들이 ‘무소유’의 정신을 한 가지씩만 실천하고 산다 해도 세상은 많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종교와 종파를 떠나서 말입니다.


둘째, 스님 입적 후에 나온 <법정, 나를 물들이다>가 전하는 메시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이 책에는 스님의 책들을 읽었거나, 스님과 크고 작은 인연을 가진 사람들의 스님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과, 또 스님의 삶의 방식에 물들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오늘 제가, 추모의 마음으로 스님을 그리워하는 많은 분들께 드리고 싶은 바로 그 말씀과 같은데, ‘지광’이 향기롭게 썼습니다.


셋째, 스님 속가 4촌 동생이 학창시절부터 스님과 주고받은 편지글을 모아 엮은 <마음하는 아우야!>를 말하고 싶습니다. 혹,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명저 <무소유>의 유명세 때문에 알려지신 ‘법정’스님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스님을 반 토막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오히려 출가 수행자가 되기 전, 그 고뇌하던 학창시절의 이야기와, 젊은 수행자 시절의 올곧고 청정한 이야기를 볼 수 있어 스스로 합장을 하게 하고, ‘무소유’ 이후만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더 큰 울림을 주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스님의 일생은 수행과 구도자의 삶이었고, 말씀과 글은 당신 스스로의 실행과 어긋나지 않으셨으니, 저희가 그저 ‘스님! 스님!’하며 부질없이 그리워만 하기보다는, 스님의 가르침과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 바른 도리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스님을 변함없이 그리워하시는 여러분! 부디 서재에 꽂혀있는 <무소유>를 다시 꺼내 ‘마음’으로 읽어보는 2주기가 됐으면 합니다. 스님 진영 앞에 향 사릅니다.


[불교신문 2799호/ 3월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