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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4-10

    "자신과 법에 의지해 꽃을 피워라" - 20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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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법에 의지해 꽃을 피워라"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9-04-19 14:40


법정 스님, 봄철 공개법회서 법문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이 아름다운 계절에 여러분 자신이 어떤 꽃을 피울 것인지 생각해 보세요. 부처님 말씀대로 자기 자신과 법에 의지하고, 법을 등불로 삼아 진정성을 찾아야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법정 스님은 19일 오전 자신이 '어른 스님'으로 있는 서울 성북2동 길상사에서 신자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 봄철 정기 법회 법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어느 사람을 믿을 게 아니라 자신을 믿고, 불법(佛法)에 의지해 씨앗을 뿌리고 꽃을 피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릿빛으로 탄 건강한 얼굴의 법정 스님은 법문 모두에 목소리가 잠기자 "변성기가 다시 찾아왔는지 목소리가 변했다. 다시 철이 드나 보다"며 "오늘처럼 눈부신 날에 다시 만나 반갑다. 언젠가는 이 자리를 비울 텐데 그래서인지 더 고맙고 다행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매화는 반개했을 때, 벚꽃은 만개했을 때, 복사꽃은 멀리서 봤을 때, 배꽃은 가까이서 봤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며 "인간사도 마찬가지로 서로 멀리 두고 그리워하거나, 마주 보고 회포를 풀어야 할 때가 아름답게 보일 때가 있다. 누가 심고 가꾸지 않아도 자연의 섭리에 따라 꽃을 피우는 식물에서 지혜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법정 스님은 또 "길상사가 내건 '맑고 향기롭게'라는 말에 따라 불자들이나 스님들이 그렇게 살아가는지 의심이 든다"며 "'맑고'란 말은 진실성을, '향기롭게'는 사회적 영향력을 뜻함인데 불자들이 그렇게 하지 않고 타성에 젖어 건성으로 신앙생활을 한다면 차라리 안 하는 것만도 못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봄이 와서 꽃이 피었다기보다 꽃이 펴 봄이 있듯이, 절이 생겨 수행하는 게 아니라 수행이 먼저 있었기에 절이 생겨난 것"이라며 "여러분의 삶이 맑고 향기롭게 돼야 이 절이 도량다운 도량이 된다. 그런 청정성을 확보하려면 누구의 말에 의지할 게 아니라 자기 자신과 부처님의 법(佛法)에 의지하고, 이를 등불로 삼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매년 봄, 가을 길상사에서 공개 법회를 열어온 법정 스님은 이날 법회에서는 시국 현안이나 특정 사건을 언급하지 않고 "이 도량은 스님들의 소유가 아니며, 자자손손 이어질 여러분의 것이니 항상 청정성을 갖춰 도량다운 도량을 만들어가자"고 거듭 역설하며 약 20여 분간 이어진 법문을 마무리했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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