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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4-10

    <법정스님, 18일 길상사서 대중법회 봉행> - 2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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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18일 길상사서 대중법회 봉행>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4-04-02 06:32 | 최종수정 2004-04-02 06:32


(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그나마 소유하고 있던 직책도 미련없이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무소유의 삶으로 돌아갔던 법정(法頂.72)스님이 맑고 향기로운 법문을 들려주기 위해 산아래로 내려온다.


법정스님은 오는 18일 오전 10시 서울 성북구 성북2동 길상사 극락전에서 대중법회를 연다.


법정스님은 지난해 12월말 자신이 10년째 이끌던 시민단체 `맑고 향기롭게'의 회주(會主. 법회를 주관하는 승려)와 `맑고 향기롭게'의 근본도량인 길상사 회주를 동시에 내놓고 산속으로 들어갔었다.


당시 법정스님은 '맑고 향기롭게' 월간소식지(12월)의 `내 그림자에게'라는 글을 통해 "지금까지 많은 법회와 30권에 이르는 책에서 침묵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해왔는데 정작 내 자신은 많은 말을 쏟았다"고 반성하면서 "앞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유서를 쓰는 심정으로 하겠다"며 모든 공식직책에서 물러났다.


법정스님은 "그동안 사람들이 `회주'라고 부르는 것이 마치 `회장님'처럼 들려 거북스러웠다"면서 "지금 나이엔 화사한 봄꽃의 아름다움보다 늦가을에 피는 국화의 향기로움처럼 남고 싶다"고 말했다.


대신 법정스님은 "회주는 그만두어도 한사람의 불자와 `맑고 향기롭게'회원으로 머물며, 길상사와 `맑고 향기롭게'를 힘닿는데까지 돕겠다"고 말하면서 정기법회도 매년 봄, 가을 두 차례 길상사에서 가질 것을 약속했었다.


이번에 열리는 법회는 법정스님이 매년 두차례 마련하겠다던 법회의 첫 법회인 셈이다.


법정스님은 이날 길상사 개원이후 건물노후로 붕괴위험이 크다는 진단을 받았던 소법당을 죽은 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지장전으로 바꾸는 착공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맑고 향기롭게 김자경 간사는 "나라 안팎이 힘들고 어려운 요즘, 법정스님의 청정한 법문을 들으면 봄꽃향기에 닫혔던 마음이 열리듯 모든 불자들의 어지러운 마음도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로 출가 50년를 맞는 법정스님은 1970년대 중반 전남 순천 송광사 뒷산에 손수 불일암을 지어 홀로 살아오다 명성을 듣고 사람들이 몰려들자 1990년대초 `버리고 떠나기'란 글모음을 남기고 강원도 산골 오두막으로 훌쩍 떠났었다.


법정스님은 지난 11년 동안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강원도 산골에서 개울물을 길어 밥해 먹고 장작을 패 땔감을 만들어 불을 지피며 유유자적한 삶을 살았다.


지난 1996년부터 길상사 회주를 맡았던 법정스님은 `맑고 향기롭게'소식지에 매달 원고를 기고하고 길상사에서 두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일요법회를 갖기만 하는 등 외부활동을 삼갔다.


`맑고 향기롭게'는 지난 1994년 3월 법정스님의 가르침대로 세상과 자연, 마음을 맑고 향기롭게 가꾸며 살자는 취지로 법정스님을 회주로 발족한 시민단체로 그동안 생태사찰가꾸기, 생태문화기행 등 환경보호와 생명사랑을 실천해왔다.


길상사는 시인 백석의 연인이며 요정 `대원각'을 운영했던 김영한(1999년 타계) 할머니가 숨지기 3년전인 지난 1996년 서울 성북동 7천여평의 대원각을 법정스님에게 기증해 건립한 절이다.☎(02)3672-5945∼6, 741-4696∼7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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