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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4-10

    <인터뷰>「…지구촌 사람들」 펴낸 朴淸秀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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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지구촌 사람들」 펴낸 朴淸秀 교무


연합뉴스 | 입력 1998.02.09 16:31

(서울=연합) 李熙鎔 기자= 종교계의 `마당발'로 꼽히는 원불교 서울 강남교당의 朴淸秀 교무(61)가 세계를 무대로 봉사활동을 하며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나를 사로잡은 지구촌 사람들」(샘터사刊)이란 제목의 이 수필집은 88년 「기다렸던 사람들처럼」과 94년 「마음으로 만난 사람들」에 이어 그의 세번째 저서.


"처음부터 여러나라를 도와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에요. 단지 딱한 사람을 보면 가슴이 아프고 그 응어리를 풀지 않으면 못견디다보니 팔을 걷고 나서게 됐지요. 見性道人이란 말이 있듯이 누구라도 그 광경을 보면 가만히 있고는 못배길 거예요."


실제로 朴교무는 무슨 일을 추진하면서 애를 태울 때는 임신부처럼 배가 불러오고 옆구리께가 터질 것만 같은 증세에 시달리다가 일을 마치고나면 거짓말처럼 병이 낫는다고 털어놓는다.


朴교무와 `맑고 향기롭게'운동을 함께 하고 있는 송광사의 法頂 스님은 그를 가리켜 '천개의 손과 눈으로 한량없는 자비와 구제를 펼치는 千手千眼 관세음보살'이라고 부르면서 이 병을 중생이 앓으면 함께 앓는 `보살의 병'이라고 진단했다.


그가 여성의 몸으로, 그것도 신흥종교의 많지 않은 신도를 갖고 지난 30년 동안 나라 안팎을 누비며 빈곤 및 질병퇴치와 종교간 협력운동에 남긴 업적은 믿기 어려울 정도다.


지뢰문제가 우리나라에 미처 부각되기도 전인 95년 5월부터 영국 할로재단을 통해 캄보디아 지뢰 제거에 나섰고, 인도의 대표적인 빈곤지역인 히말라야 인근의 라다크 지방에 불교기숙학교를 세우는가 하면 북한에도 간장과 옷을 보내기도 했다. 오는 9월께 인도 라다크에 카루나병원을 완공하며 이에 앞서 5월에는 중국 훈춘에 장애인소학교를 문열 계획이다.


그가 지금까지 도운 나라는 35개국에 이르며 액수로는 21억원에 달한다. 최근 아시아 빈국과 북한 등에 보낸 옷만도 컨테이너로 18개 분량인 30여만점. 그 덕분에 스리랑카와 인도 등에서 원불교 경전을 번역·출간하는 망외의 소득도 거두었다.


그렇다고 그가 해외활동에만 관심을 쏟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강남교당 교도들이 번갈아가며 서울 미아샛별 탁아소에서 자원봉사를 벌이고 있으며 나환자와 시각장애자, 소년원 출소자 등에도 아낌없는 후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각 지역에서 만난 굶주리고 헐벗은 아이들은 내 마음을 지피는 인생의 불쏘시개지요. 아직도 1달러면 하루를 살 수 있는 인구가 아시아에서 10억명이 넘습니다. 비록 우리가 경제위기를 겪고 있지만 조금만 마음을 쓰면 이 사람들을 살릴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저에게 목돈으로 후원해준 독지가도 있지만 우리 강남교당 교도들은 모두 십시일반으로 헌금을 낸 분들이지요. 비록 3백명에 지나지 않지만 그 돈이 쌓여 큰 일을 해낼 수 있었지요. 다른 교당, 다른 종교의 신자들도 이처럼 마음을 쓴다면 금세 지구촌이 살기 좋아지지 않을까요."


전주여고를 졸업하고 출가해 원불교 정녀(貞女)가 된 朴교무는 원광대 원불교학과를 거쳐 동국대 대학원에서 불교철학을 공부했으며 현대수필문학상, 대한적십자 포장 박애장, 대통령 표창 `96 자랑스런 신한국인' 등을 받았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