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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 10-03-31

    실천하는 무소유 - 이창배 (경북일보 3.31)

본문

실천하는 무소유

'내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일이다. 그리고 평범하게 사는 일이다. 느낌과 의지대로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해서 살아 줄 수 없다. 나는 나답게 살고 싶다.' -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에서

32년에 출생하신 법정 스님은 입적 이틀 전, 현장스님에게 "빨리 벗어나서 하루빨리 다비 장작불에 들어가는 것"이 소원이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더는 다른 이에게 폐가 되기를 원치 않으셨기 때문이다.수행자들에게 늘, "입 안에 말이 적고, 마음에 생각이 적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한다."라고 가르치셨다. 평범한 표현이지만 수행의 깊이를 쉽게 가늠할 수 없는 말씀이시다."

노점상에서 물건을 살 때, 깎지 말라. 부르는 대로 주고 사면 희망과 건강을 선물하는 것이다." "주먹을 불끈 쥐기보다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자가 더 강하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칠십 년 걸렸다." 김수환 추기경님의 말씀이시다."


주변에 폐 끼치지 말고 간단하게 하라."고 하신 스테파노 김수환 추기경님은 평생 본인 명의의 통장 하나 없이 묵주 하나 쥐고 지난 해 2월 선종하셨다. 추기경님은 사후 각막 기증을 유언하셨고, 그 각막은 어느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에게 이식되었다. 희망의 새 빛을 마지막으로 주고 가신 그 유훈에 영향을 받은 장기기증의 물결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10년 전 4만 7천 명에서 12배가 넘는 60만 여명이 장기기증서에 서약을 했다고 한다.



인간이 얼마나 위대하냐는 얘기도 있고, 얼마나 약한 존재냐 하는 말도 있다. 전자는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주체로서의 대상일 때의 얘기 일 것이고, 후자는 범우주론의 대상일 때의 얘기 일 것이다.



보편적인 한 인간을 얘기 할 때, 지구상의 한 알 모래에 비유하기도 한다. 흔히 지구가 포함된 태양계를 우리는 우주라 한다. 과학적으로 밝혀진 명왕성까지의 범주를 생각하면 우리가 말하는 우주는 무한의 세계이다. 그런데, 대우주라는 가상의 범주 속에는 태양계 같은 이런 소우주가 적어도 3,0009억 개 이상 존재한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 순간 쉬지 않고 대우주는 끝없이 팽창한다고 한다. 속속 그 실체가 밝혀지고 있는 사실이다. 어느 종교나 종파의 얘기가 아니다. 세계적인 석학과 과학자들의 실증적 주장이다.



인간이 위대하다는 것은, 위대한 존재일 수 있다는 것은, 그 존엄한 의식과 가치가 우주의 이치에 닿을 수 있고, 그 사상이 우주의 이치와 합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우지 않고는 채울 수 없다. 베풀지 않고는 얻을 게 없다. 실천하지 않고는 깨달을 수 없다. 가지려 하면 할수록 남는게 없다. 선각자의 베풂과 비움과 실천을 우리는 우러르고 익혀야 할 것이다.


이창배(한국도덕운동협회 대구광역시 회장)

기사입력 | 2010-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