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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 10-03-27

    법정스님이 남긴 인생 웰빙 -보련스님(판판뉴스 3.26)

본문


법정 스님이 남긴 `인생 웰빙`

[죽비소리]

지난 11일 원적에 드신 법정스님은 우리에게 웰빙이 뭔지, 또 웰다잉이 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해주었다. 법정스님의 빈소에는 과일 하나 떡 한 조각 없었고, 영결식 자체가 없었으니 조사도 없었고, 만장도 없었다. 13일 송광사에서 거행된 다비식 역시 스님의 유언에 따라 ‘간소함’ 그 자체였다. 연이어 대중들이 앞다퉈 추모사를 발표하고 우리들의 놀란 가슴에는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몸소 실천하신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에 감동의 눈물과 침묵으로 가시는 길을 아직까지도 장식하고 있다.



법정스님의 간단한 유언은 인간의 마지막 생애의 일그러질 수 있는 그 순간을 흐트러짐 없이 한 마디로 일축시켰다. 욕심이나 집착, 허례허식이라곤 없었다. 상좌들에게 남긴 유언은 너무나 인간적이고 따뜻했다. 보통 우리들의 삶이란 소유에서 존재의 가치를 발견하고 행복을 느낀다고 했을 때 법정스님의 무소유는 완전한 역설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움의 철학이 혼탁한 세상을 맑히는 철학으로 역행할 수 있는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법정스님의 무소유론은 스님이 가신 뒤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아 후세의 또 다른 사상가들의 발자취가 될 것이며, 두고두고 삶의 지혜와 영감을 불어 넣어 줄 것이다.



잘살기 위해 잘 죽기 위해 ‘소유’를 하는 현생만 바라보는 세간의 법칙에 법정스님의 무소유론은 다음생까지도 이어지는 진정한 웰빙과 웰다잉에 더없는 사상과 실천을 남긴 가치로도 평가되어지길 바란다. 법정 스님은 봉사단체인 ‘맑고 향기롭게’ 를 설립하여 활동한 사회운동가였고 장학제도를 설립하여 배움의 인연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복지가였으며, 종교간의 갈등을 없애기 위한 종교평화활동가였다.



바로 종교와 평화문화, 사회와 시민문화, 복지와 기부문화를 새롭게 이끌어 사회적으로는 맑고 향기로운 사회, 개인적으로는 맑고 향기로운 삶, 앞으로 세인들에게도 ‘맑고 향기로운 삶’ 이란 화두를 마음속에 남겨준 것이다. 이것은 곧 스님의 아름다운 생애와 마무리가 우리 사회에 웰빙과 웰다잉의 귀감이 되는 해답을 안겨주었을 뿐 아니라, 요즘처럼 범죄가 난무한 사회를 정화시키는 작은 불씨로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